“수십 년에 걸쳐 이룬 한국의 자유와 인권보호 진전에 심각한 훼손이 우려된다.”
정부가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탈북민 단체를 고발하고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 북한인권단체가 15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보낸 긴급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또 이 문제를 국제 무대에서 이슈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이날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한 서한에서 “한국이 대북전단 살포와 같은, 표현의 자유 차원이자 인권 운동을 단속하기보다 보호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법인 허가 취소 추진 등) 최근 결정을 다시 고려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국은 유엔의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를 통해 인권과 표현의 자유 준수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숄티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탈북민 자녀에 대한 방과 후 지도프로그램까지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며 “이해할 수 없고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앰네스티 등 관련 국제 인권단체 및 미 의회 등과 교감하고 있으며 이들과 연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북한 주민들에게 계속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우리는 북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을 늘리며, 북한의 인권 존중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에 밝혔다. 다만 대북전단 살포가 그런 수단에 속하는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 행위를 지지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