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천시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이 샤워기 필터에서도 나왔다는 민원이 접수된 가운데, 깔따구 성충의 경우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어 반드시 무해하다고 볼 순 없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깔따구 유충을) 먹었을 때는 인체에 무해하다”면서도 “성충인 경우에 있어서는 접촉하게 되면 피부염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 꼭 무해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수돗물에서 유충은 수온이 상승하는 늦봄이나 초여름에 주로 발생한다. 덮개가 없는 저수조, 물통의 물속, 고무호스의 고인물 속에서 알이 부화해 다량으로 번식한다.
사진=인천시
백 교수는 활성탄 여과지에 대해 “최종적으로 물탱크에서 활성탄으로 불순물을 제거를 하는 것”이라며 “설계상 또는 운영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활성탄 여과지 자체가 공기 중에 노출이 되어 있고, 거기에 벌레들이 들어올 수 있다”며 “이런 환경이라고 하면 충분히 깔따구가 알을 낳고 유충이 대량 발생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기준 인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민원은 총 101건이 접수됐다.
시는 한국수자원공사·한강유역환경청·국립생물자원관 등 유관기관과 함께 수돗물 공급과정 전반에 걸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인천 서구지역의 샤워기에 유충(빨간 원)이 보인다.(A 맘카페 캡처) /ⓒ 뉴스1
아울러 시는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공정을 표준 공정으로 전환하고, ▲곤충 퇴치기 설치 ▲여과지 세척주기 단축 ▲중염소 추가 투입을 실시했다.
시 관계자는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수질을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빠른 시간 안에 수질을 정상화 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