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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주민 정보접근성 향상”… 대북전단 간접 지지

입력 | 2020-07-17 03:00:00

국무부 “北인권 우려” 필요성 언급
탈북민단체 설립 취소와 관련… 수잰 숄티, 文대통령에 항의 서한




미국 국무부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논란에 대해 “우리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하며 북한의 인권 존중을 촉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 충족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북전단 살포가 북한 인권에 대한 인식 제고나 정보 접근성 향상 등을 위한 수단인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 행위를 지지하는지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한국 정부와 탈북민 단체의 갈등에 대해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는 의례적 답변 대신 북한에서 “정보에 대한 접근”을 활성화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원칙을 강조했다고 VOA는 분석했다. 전단 살포가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정보 전달 필요성을 인권 문제와 연계했다.

또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15일(현지 시간) 한국 정부가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민 단체를 고발하고 법인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숄티 대표는 서한에서 “한국이 대북전단 살포와 같은, 표현의 자유 차원이자 인권 운동을 단속하기보다 보호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수십 년에 걸쳐 이룬 한국의 자유와 인권보호 진전에 심각한 훼손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숄티 대표는 이 문제를 국제 무대에서 이슈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탈북민 자녀에 대한 방과 후 지도프로그램까지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됐다”며 “이해할 수 없고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앰네스티 등 관련 국제 인권단체 및 미 의회 등과 교감하고 있으며 이들과 연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정안 특파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