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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동맹’ 강조하던 모습 아직 또렷한데…”

입력 | 2020-07-17 03:00:00

권오성 육군협회장, 백선엽 장군 회고
“전우 묻힌 서울현충원 못 모셔서… 고인 영원히 기억되도록 노력할것”




“고인이 진정으로 존경받는 영웅임을 재삼 절감하면서 그 빈자리가 너무도 크게 느껴졌습니다.” 6·25전쟁영웅인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매일 찾았던 권오성 육군협회장(64·예비역 육군 대장·사진)은 16일 “6·25전쟁에서 함께 싸운 전우가 묻혀 있는 서울현충원에 고인을 모시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생전의 백 장군을 옆에서 지켜본 소회를 얘기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존 틸럴리, 월터 샤프, 제임스 서먼, 커티스 스캐퍼로티 등 4명의 역대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백 장군을 찾아왔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당시 백 장군은 이들과 재임 당시 나눴던 대화와 주요 행사 등을 또렷이 기억하면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는 것이다. 한미 전우가 피땀으로 일궈낸 한미동맹을 더 굳건히 해서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데 힘써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권 회장은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영원한 동맹(alliance forever)’을 외치던 고인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사령관들도 백 장군과의 마지막 만남을 예감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말했다.

백 장군은 지난해 12월 병석에 눕기 직전 권 회장에게 육군협회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권 회장은 “처음엔 고사했지만 육군 발전에 힘을 보태달라는 선배님의 거듭된 요청에 뜻을 같이했다”면서 “고인이 내게 남긴 유언이었던 셈”이라고 했다.

향후 육군협회는 다부동(경북) 등 6·25전쟁 8대 격전지를 찾아 고인의 발자취를 기리는 한편 주한미군과 그 가족, 참전용사들을 백 장군 전적지 참배 프로그램에 초청하는 등 선양사업에 앞장설 계획이다. 권 회장은 “고인이 ‘호국의 별’로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