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론 불붙여 쇼맨십 능한 ‘日정치의 이단아’, 인기 올라 차기총리 조사 3위로
그의 행보를 두고 정치인으로서 독자 노선을 확립하기 위한 고도의 포석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아베 총리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9월을 앞두고 집권 자민당 내에서 ‘포스트 아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한다는 뜻이다.
아사히신문은 이지스 어쇼어 철회의 막전막후를 보도하며 고노 방위상을 ‘정치 1번지 나가타(永田)정의 이단아’라고 표현했다. 그는 외상이던 지난해 7월 한일 간 수출 규제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외무성을 찾은 남관표 주일 대사에게 “무례하다”고 호통을 쳐 구설에 올랐다. 이렇듯 상대를 가리지 않고 행동하는 데다 종종 집권 자민당 당론과 다른 ‘마이웨이’를 주장해 동료 의원조차 내심 껄끄러워한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쇼맨십에 능한 인물로 꼽힌다. 트위터 추종자만 약 165만 명. 그는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철회하자마자 배치 예정지 아키타현과 야마구치현을 찾았다. 전자파 등을 우려해 이지스 어쇼어 도입을 격렬히 반대했던 주민들이 반색했다. ‘정치인 고노’의 지향점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의 부친은 1993년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 최초로 위안부 강제동원을 사과하는 ‘고노 담화’를 발표한 고노 요헤이(河野洋平·83)다. 양국 관계 개선에 큰 역할을 담당한 부친과 달리 ‘고노 담화’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개인적 견해를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피한다. 총리의 꿈을 이루지 못한 부친과의 차별화를 위해 한일관계 역시 다른 노선을 추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도쿄=김범석 특파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