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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것 같지만 늘 부족한 서울 집

입력 | 2020-07-18 03:00:00

[커버스토리]서울 주택 공급 충분한가
최근 3년간 서울 13만가구 늘어
주택 공급량서 멸실주택수 빼면 순증은 10만채… 결국 3만채 부족
노후주택-1인가구 비중 감안 땐 공급량〈실수요량 ‘불균형’ 상태




문재인 대통령의 2일 공급 확대 지시와 16일 국회 개원 연설로 정부가 부동산 정책의 한 축으로 공급 확대를 더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모양새다.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때마다 전문가들은 수요가 많은 서울 아파트의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 그럴 때마다 국토교통부는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 아파트 공급은 충분하다고 반박해 왔다. 국토부는 최근 공급 확대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이유로 공급은 충분하지만 예상하기 힘든 투자, 투기적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여분의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의 인구구조 변화와 주택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아파트 공급은 충분한 상태일까. 국토부 주택 준공 및 인허가 실적, 주택 멸실 통계,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 통계 등을 분석해 살펴봤다.

통계를 종합해 보면 2016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3년간 서울의 가구 수는 13만7766가구 늘어났다. 하지만 이 기간(2017∼2019년) 서울의 주택 준공 실적에서 멸실 주택 수(2019년은 추산)를 뺀 순증(純增) 주택 수는 10만1528채였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년간 약 3만6000채, 연평균 약 1만2000채씩 주택 부족분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원룸, 오피스텔은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주택 수가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하지만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게 볼 수 있는 근거로는 서울의 주택보급률에서도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주택보급률이 110% 정도는 돼야 이주 수요 등을 흡수하며 안정적인 주택 수급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2016년과 2017년 96.3%이던 서울 주택보급률은 2018년 95.9%로 감소한 상태다.

여기에다 서울 주택 중에는 통계청이 노후 주택으로 분류하는 20년 이상 주택 비중이 45%로 절반에 가깝고,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 역시 17.6%여서 새 주택에 대한 수요도 많은 편이다. 아울러 1인 가구와 수도권으로 전입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과 질에서 주택 수급 불균형이 존재하는 만큼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로 정책을 선회했다면 투기 방지책을 마련하면서 적극적인 공급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대책을 세울 때는 공급의 양뿐만 아니라 입지, 주거 환경 등 질까지 고려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역대 정부에서도 과감한 공급 대책으로 집값을 안정시킨 사례가 있고, 이는 공공이 아닌 민간이 잘할 수 있는 일인 만큼 민간 분야를 제대로 활용하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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