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사진=뉴스1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이 18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진 남성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건의한다. 그 시민은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단순 항의를 표시한 것이기에 넓은 품으로 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욕 먹을 일 아주 많이 하지 않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16일 50대 남성 정 모 씨는 국회에서 개원 연설을 마친 뒤 내려오는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졌다. 정 씨는 “문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하는 모든 정책들에 너무나 치욕스러움을 느껴서 국민이 받는 치욕을 느껴보라고 (신발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국회 경호원들이 16일 오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정 모 씨를 제압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하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신발을 투척한 시민에 대해 경찰이 건조물 침입죄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며 “국회 담장 허물자며 열린 국회를 강조하는 마당에 국회 들어온 걸 건조물 침입죄 적용하는 경찰 발상도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자유국가에서는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라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배워야 한다”며 과거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 당시를 언급했다.
하 의원은 “2008년 12월 이라크에서 있었던 조지 부시 대통령의 기자회견장에서 ‘문타다르 알 자이디’라는 이라크 기자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항의하면서 욕설과 함께 신발을 두 차례 던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부시 전 대통령은 몸으로 날아오는 신발 두 짝을 모두 피했고 소동 이후로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소동이 끝난 뒤 ‘자유국가에서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그가 신발을 던진 것 또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이라크 사법당국이 이번 일에 과잉 대응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 모 씨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던진 신발이 계단 앞에 떨어져 있다. 사진=뉴시스
또 “문 대통령도 부시 전 대통령처럼 해야 한다. 그 시민은 직접적인 테러나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고 정권에 대한 항의를 표시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부시 전 대통령 말처럼 자유국가의 욕먹는 대통령에게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물론 이라크는 부시의 간청을 저버리고 그 시민에게 1년 징역형을 선고했다”며 “문 대통령이 한국의 위상을 이라크 수준으로 동등하게 맞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