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가 18일 여야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병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법제화해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이후 족쇄가 풀린 이 지사가 ‘자기 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각에선 차기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 지사는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술실 CCTV 설치는 환자들이 안심하고 수술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이라며 “경기도는 현재 민간 의료기관의 수술실 CCTV 설치·운영을 뒷받침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적었다. 광역단체장으로서 그 동안 경기도가 주도해 온 정책에 대해 국회도 입법으로 동참해달라는 취지이지만, 자연스럽게 의원들과의 소통에 나서려는 목적도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이 지사는 23일 국회에서 열리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다.
이 지사는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법원 판결 당일에도 “비싼 집에 사는 게 죄는 아니지 않냐”며 정부 정책에 각을 세우는가 하면, 19일엔 “그린벨트 훼손보다는 도심 재개발 및 용적률 상향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정부여당과 과감하게 차별화에 나선 것.
이 지사의 정치 행보는 다음 달 민주당 전당대회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지사가 김부겸 전 의원과 ‘반(反) 이낙연 전선’을 꾸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언젠가 두 사람도 잠재적인 적이 될 수 있겠지만 일단 이낙연 의원의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이심전심’이 깔려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