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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옵티머스 무자본 M&A 핵심회사, 前 靑행정관이 최대주주

입력 | 2020-07-20 03:00:00

옵티머스 ‘키맨’ 변호사의 부인… 나머지 지분은 김재현 부인 소유
투자금 받아 관련회사 인수 정황… 거래소 “두 부부, 경제공동체 의심”




5000억 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무자본 인수합병(M&A) 의혹의 정점에 있는 회사 셉틸리언의 최대 주주가 현 정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이모 변호사였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이 변호사 부부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구속) 부부 등을 ‘경제 공동체’로 보고 M&A 거래 자체의 순수성을 의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비리 방지 및 피해 구제 특별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이 확인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와 기업심사위원회의 ㈜해덕파워웨이에 대한 상장폐지 적격성 심사 자료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자금을 이용해 이 회사를 무자본 인수합병했다는 의혹을 받는 셉틸리언사의 지분 50%를 갖고 있었다. 나머지 50%는 옵티머스 김 대표의 부인이자 셉틸리언 대표였던 윤모 씨 소유였다.

화성산업은 지난해 해덕파워웨이의 지분 15.89%를 301억 원에 사들이며 경영권을 인수했는데, 화성산업의 지분 70.8%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바로 셉틸리언이다. 이 변호사는 해덕파워웨이의 사외이사, 남편인 윤모 변호사(구속)는 화성산업의 감사이기도 했다. 윤 변호사와 이 변호사는 2009년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12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했고, 야당은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위원 및 청와대 출신의 이 변호사를 옵티머스 관련 거래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고 있다.

이를 두고 코스닥 상장사인 해덕파워웨이의 소액 주주들은 “옵티머스 관련자들이 불법 무자본 M&A를 감행하는 바람에 주주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해덕파워웨이가 옵티머스에 회삿돈 약 370억 원을 신탁했고, 셉틸리언은 옵티머스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대부디케이에이엠과 트러스트올 등으로부터 250억 원을 조달한 뒤 해덕파워웨이 인수에 나선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것. 주주들은 “셉틸리언이 자회사인 화성산업을 통해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을 인수한 것 자체가 ‘무자본 투자의 먹이사슬’”이라고 했다.

옵티머스 측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해덕파워웨이에 대한 상장폐지 적격성 심사 자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 변호사 등 M&A 관련자들이 대부분 친인척이거나 경제적 이해관계를 함께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위원회는 “화성산업은 인수자금 대부분을 셉틸리언으로부터 조달했지만, 셉틸리언 대표 윤 씨와 화성산업의 감사 윤 변호사는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또 “윤 씨와 윤 변호사, 이 변호사와 옵티머스 김 대표, 트러스트올 이모 대표 등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경제적 공동체”라고 가정을 하면서 “이 변호사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연관성이 의심스럽다”고도 했다. 해덕파워웨이는 지난해 상장폐지 결정이 됐지만, 해덕파워웨이 측의 이의신청으로 현재 1년의 개선 기간 중에 있다.

통합당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95% 이상 투자한다면서 옵티머스 펀드에 일반인들의 돈을 모은 뒤 ‘거미줄 투자’ 행태로 이 변호사 부부 관련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며 기업을 사냥한 정황”이라고 규정했다.

이 변호사의 남편 윤 변호사가 옵티머스의 이사직을 수행하면서 해덕파워웨이 등 동시에 총 19곳에서 감사, 사내이사 등을 함께 맡아온 것도 관련 회사에 옵티머스의 자금을 투자해 유용하려 한 게 아니냐는 것. 윤 의원은 “이들은 청와대 출신 인사와 함께 사기 이익을 공유한 경제 공동체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