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사무실發 확진자 접촉뒤, 시댁 찾아 3차례 가족 식사 90대 노모-초등생 등 4대 감염… 방문 숨기고 시댁에 확진 늦게 알려 친인척 650명 접촉… 보성까지 번져… 광주시, 역학조사 방해혐의 고발
확진자 탔던 광주 지하철 긴급 방역 코로나19에 감염된 서울 송파구의 50대 여성이 광주의 시댁에 방문해 친인척 10명이 추가 감염됐다. 이 여성이 방역당국에 동선을 밝히지 않는 사이 친인척의 직장 동료 등 3명이 추가 감염돼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이 ‘n차 감염’ 확진자 중 1명이 최근 광주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돼 19일 긴급 방역이 실시되고 있다. 광주도시철도공사 제공
○ 시댁 식구들과 3차례 식사 후 10명 감염
이날 광주시와 서울 송파구에 따르면 50대 여성 A 씨(송파구 60번 확진자)는 10일 광주 남구에 있는 시댁을 방문해 친인척들과 이틀간 3차례 식사를 한 뒤 12일 서울로 올라왔다. 이때만 해도 A 씨는 발열 등 별다른 증상이 없어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A 씨는 경기 부천시 179번 확진자와 접촉했던 사실이 13일 확인돼 자가 격리에 들어간 뒤 15일 오전 7시 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천시 179번 확진자는 서울 관악구의 한 사무실에 방문했다가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이보다 5일 전인 8일 부천시 179번 확진자와 함께 전북 군산시에 있는 한 방문판매업체에 다녀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A 씨가 이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광주시, 동선 숨겨 피해 키운 A 씨 고발
A 씨는 확진 판정 후 광주 방문 사실을 숨기는 등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 송파구보건소 관계자는 “A 씨가 동선 조사에 비협조적이어서 역학조사가 힘들었다. 경찰을 통해 A 씨 휴대전화에 대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을 한 끝에 A 씨가 광주에 방문했던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보건소 측이 15일 GPS 추적 결과를 토대로 광주 방문 사실을 물었을 때도 “가지 않았다”고 허위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송파구의 역학조사가 이어지자 17일에는 “광주로 여행을 갔다”고 진술을 바꾸며 광주 친인척 접촉 사실을 계속 숨겼다.
A 씨는 또 13일 자가 격리에 들어가 15일 아침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이를 광주의 친인척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A 씨는 송파구가 자신의 광주 방문 사실을 파악한 17일이 돼서야 동서들에게 전화로 “확진됐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동서 2명이 관할 보건소에 코로나 검사 문의를 하면서 방역당국은 A 씨가 광주의 친인척을 접촉한 사실을 비로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들이 A 씨와 접촉한 지 일주일이나 지난 때였다. A 씨의 거짓 진술로 감염 경로 파악이 늦어지면서 친인척의 접촉자는 650여 명까지 늘었다.
A 씨가 방역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면 친인척의 지인 등 ‘n차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19일 A 씨에 대해 역학조사 거부와 방해, 은폐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로 광주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광주시는 A 씨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