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이례적 아파트 투자… 개인에게서 46채 11층짜리 매입 펀드 稅혜택 받고 양도세 중과없어… 강화된 부동산규제 우회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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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사모펀드가 서울 강남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화된 부동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 전략’으로 사모펀드가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한 사모펀드는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월드타워’를 사들였다. 이 아파트는 11층짜리 1개동이며 46채다. 원래 한 개인이 아파트 전체를 소유하고 있다가 이지스자산운용에 팔았으며 매매가는 약 400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입주한 지 20년이 넘은 이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자산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49명 이내의 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사모펀드 중에서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는 주로 사무용 빌딩이나 상가 등 수익형 건물에 투자한다. 강남 아파트 매입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를 다주택자 규제를 피하기 위한 우회로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펀드를 통해 최종적으로 임대수익 및 매각차익이 발생하면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15.4%가 과세되고 2000만 원 이상 수익은 금융소득 종합과세(최대 42%) 대상이 된다. 하지만 종합부동산세나 양도세 부담 등을 생각하면 자산가들로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평가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개인이 투자용으로 집을 여러 채 매입하면 강도 높은 규제 대상이 된다”며 “사모펀드 방식을 통하면 다주택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니 수익구조만 확실하면 자산가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