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올해 3월 몇가지 옵션 보고”
미국 국방부가 올해 3월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방안을 담은 몇 가지 옵션을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국 대선을 100여 일 앞두고 주한미군 철수 카드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의 압박 강도를 높였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최근 주독미군 감축 결정처럼 주한미군 감축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는 “백악관이 지난해 가을 중동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주둔 미군을 철수(감축)시키기 위한 예비 옵션을 제시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했다”면서 “이에 국방부가 주한미군 관련 내용을 포함한 옵션들을 백악관에 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이 보도에 대해 “언론의 추측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전 세계 미군 배치 태세를 일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7일 배포한 ‘국가국방전략의 이행: 1년의 성과’라는 자료에서 “백지 상태에서 각 전투사령부가 기존 임무와 태세를 통합,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는 이미 검토가 진행 중이고, 인도태평양사령부 등도 수개월 안에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이 인도태평양사령부 관할인 것을 감안하면 주한미군 감축 여부 등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우리 군 당국자는 19일 “한미 간에 그 문제(미군 감축)를 논의하거나 협의 중인 게 없다”면서 “조만간 열릴 한미 국방장관 화상회담 의제도 아니다”라고 했다. 군은 미국의 주한미군 감축 검토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카드라는 데 무게를 두면서도 진의와 배경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