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 위치한 한 이벤트센터.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43)가 방탄조끼를 입고 등장했다. 머리 뒷부분에는 ‘2020’이라는 문구를 새겼다. 웨스트는 청중들을 무대 위로 초청해 교육 불평등, 경찰 폭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독백 형식의 연설을 시작했다.
USA투데이, AP통신 등은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웨스트가 이날 첫 선거 유세활동을 펼쳤다고 전했다. ABC뉴스는 “(2주 된 그의 유세가) 성숙하고 성장하고 있다”고 지지했고, AP통신은 “장황한 독백”이라고 혹평했다.
웨스트는 낙태, 종교, 성소주자, 저작권 등 다양한 이슈를 언급했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을 낙태하려 했던 사연과, 딸의 낙태를 고민했던 이야기를 전하며 “낙태는 제한적으로 합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낙태는 합법이 돼야 하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러면 낙태를 막을 수 있다”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모두 100만 달러를 줘야 한다”고 했다. 마리화나에 대해서는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ABC뉴스에서 “웨스트 같은 이들이 투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관심이 없는 무당파나 흑인 밀레니얼 세대의 투표권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이제 신을 믿고 우리의 비전을 통일하며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면서 “나는 미국 대통령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