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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화성 탐사선 ‘아말’ 발사 성공 이끈 30대 여성 장관

입력 | 2020-07-20 21:23:00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 탐사선 ‘아말’(아랍어로 희망이란 뜻)이 20일 발사에 성공했다. 아랍권의 첫 화성 탐사선으로 미국 등 기존 우주 강국이 벌이던 화성 탐사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UAE 우주청은 아말을 실은 일본의 우주발사체 H2A가 이날 오전 6시 58분 14초 일본 규슈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H2A는 발사 후 6분 44초 만에 1단 로켓을 분리한 후 11분 20초 뒤에는 2단 로켓의 점화도 끝내며 성공적으로 아말을 우주로 쏘아 올렸다.

UAE는 건국 50주년인 2021년에 맞춰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에미리트 화성 탐사 프로젝트(EMM)’의 일환으로 아말 발사를 준비해 왔다. 2014년 7월 화성 탐사 계획을 처음으로 밝힌 뒤 6년 만에 발사에 성공했다. 아말은 앞으로 7개월간 평균 시속 12만1000km로 날아가 2021년 2월 화성 궤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화성 궤도에 탐사선을 안착시킨 곳은 옛 소련과 미국, 유럽연합(EU), 인도밖에 없다. 일본은 1998년 탐사선 ‘노조미’를 보냈지만 화성 궤도 진입에 실패했고, 중국은 2011년 러시아와 함께 ‘잉훠 1호’를 보냈으나 지구 궤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사라 알 아미리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33)이 이끌어 눈길을 끈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여전히 제한적인 아랍 국가에서 첨단 우주 탐사선 개발을 30대 여성이 진두지휘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말 발사를 지켜본 소감에 대해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2세 때 안드로메다은하 사진을 보고 우주 연구를 꿈꿨다는 알 아미리 장관은 UAE 사르자 아메리칸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관련 석사를 마친 뒤 2017년 30세에 장관에 올랐다. 그는 “UAE는 세계적 관점에서 볼 때 경쟁에 늦게 합류한 나라로, 사람들이 (UAE의) 화성 탐사를 미쳤다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행성에 대한 세계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임무는 ‘희망’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과학 관련 업무에선 여성 인력 비중이 80%에 이른다고 독일 공영 국제방송인 도이체벨레(DW)가 전했다.

카이로=이세형특파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