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천 서구 일대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은 이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에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수장 여과지에서 발생한 유충과 가정에서 발견된 것이 분석 결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충이 약 2m 두께의 여과지와 염소소독 과정을 어떻게 통과해 가정까지 갔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욕실 바닥에서 발견된 유충은 유전자 검사 중인데 다행히 해당 오피스텔 수돗물에서는 유충이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서구 일대에서 ‘붉은 수돗물’ 사태가 터지자 인천시는 대대적인 개선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다. 당시 인천시는 주민 신고에도 검사 결과 이상 없다고만 하다가 화를 키웠는데, 이번에도 최초 신고 이후 5일이나 지나서야 해당 정수장에서 유충을 발견하고 가동을 중지했다. 이 정수장은 오염원 유입 차단을 위한 밀폐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지난해 9월부터 조기 가동됐다고 한다.
▷비싼 만큼 좋은 서비스를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가정용 상수도 요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해마다 오염사고가 터지는데도 인천 시민들은 m³당 470원(1∼20m³ 사용 시)으로 서울보다 110원이나 더 주고 쓰고 있다.
▷2012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세계 물맛대회’ 수돗물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7위를 차지했다. 아리수(서울) 미추홀 참물(인천) 빛여울 水(광주) 등 자체 수돗물 브랜드를 가진 곳도 상당수다. 하지만 2017년 상하수도협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사람은 7.2%에 그칠 정도로 불신이 크다. 선진국은 50%가 넘는다.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해마다 사고가 터지면 누가 믿겠나.
이진구 논설위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