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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무진도… 촉잔도권… “새 국보-보물 납시었네”

입력 | 2020-07-21 03:00:00

국립박물관 ‘신국보보물전’ 개막
2017∼2019년 새로 지정된 196점
간송재단 소장 보물 22건도 공개
9월27일까지 온라인예약후 관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1일부터 열리는 ‘새 보물 납시었네―신국보보물전 2017∼2019’에서 길이 8m가 넘는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보물 제2029호)와 심사정의 ‘촉잔도권’(보물 제1986호)이 함께 전시돼 있다. 문화재청 제공

“조선왕조실록의 여러 사고본, 심사정의 ‘촉잔도권’과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를 한자리에서 보는 감동은 다시 만들기 어려운 기회입니다.”(박수희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학예연구관)

기관, 개인, 사찰 등 대여 기관만 34곳에 달하는 국보·보물 83건 196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21일 열리는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에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공동 기획한 이 전시는 2017∼2019년 새롭게 지정된 국보·보물 157건 중 일부를 제외한 유물을 모았다.

천수관음 도상으론 유일한 고려불화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개인 소장

주최 측은 이번 전시가 국보·보물을 공개하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국가 지정 문화재를 소개하는 전시 자체는 그간 단 한 차례만 열렸다. 같은 주제의 전시가 열린 것이 2017년 5월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공동 개최한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신국보보물전 2014∼2015’전이다. 이전까지는 국가가 지정하는 문화재라도 개인이나 사립기관이 소장한 경우 국민이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백제시대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

‘새 보물…’전에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보물 22건이 공개돼 눈길을 모은다. 간송재단 소장품에는 국보·보물 40여 건이 포함돼 있는데, 이 중 23건이 2016년 이후 지정됐다. 당시 문화재청이 간송재단과 ‘문화재 보존과 관리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고 소장품 37점을 조사하고 보물로 지정했다.

신윤복 ‘미인도’(보물 제197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특히 현재 심사정(1707∼1769)의 마지막 작품 ‘촉잔도권’과 이인문(1745∼?)의 ‘강산무진도’가 나란히 전시돼 눈길을 끈다. 각각 총길이가 8m, 8.5m에 이르는 두루마리 그림으로 희소성이 높다. 박수희 학예연구관은 “자체 전시를 주로 열고, 외부 대여를 하지 않는 간송미술관의 ‘촉잔도권’과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강산무진도’를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선의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 ‘김정희 필 난맹첩’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 ‘신윤복 필 미인도’도 전시된다. 간송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를 외부에서 대거 대여해 전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송 측의 요청으로 서화류가 3주 단위로 교체 전시되므로, 세부 일정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고려청자의 초기 형태를 볼 수 있는 ‘청자 순화 4년명 항아리’(이화여대 소장)도 외부에는 처음 내놓는다. 청자가 푸른빛이 아닌 녹갈색을 띠고 있는데, 굽 안쪽에 제작 시기, 사용처, 장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1세기 후반 제작된 ‘호랑이 모양 띠고리’와 경주 황오동 무덤에서 출토된 신라 6세기 ‘금귀걸이’는 고대 한반도의 문화를 보여준다.

‘청자 순화 4년명 항아리’(국보 제326호). 이화여대 소장

온라인으로 예약한 후 22일부터 관람할 수 있다. 휴관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단위로 200명이 입장한다. 9월 27일까지. 3000∼5000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