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평양종합병원의 모습. (평양 노동신문=뉴스1)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심기가 불편해 보인다. 전날(20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는 불만에 가득 찬 김 위원장의 모습이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 건설 사업 중 경제조직 부분을 딱 꼬집어 지적했다. 그는 “건설연합상무가 아직까지 예산도 바로 세우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경제조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쏘아붙였다.
특히 지원사업의 명목으로 각종 물자와 설비들을 병원 건설장에 투입해 온 것과 관련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하지만 북한은 그동안 여러 매체들을 통해 주민과 각 공장·기업소 등에 지원사업을 독려해온 바 있다. 그렇기에 통상적인 수준의 건설 지원을 받은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이 이처럼 ‘격노’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자원 조달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부서들을 향해 책임 있는 일꾼(간부)들의 전원 교체를 지시한 이유가 내부 비리에 있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예산에 대한 지적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예산을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서 작성한 뒤 남은 물자를 착복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어떤 방식이든 김 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부분이다.
한편 예상보다 더딘 평양종합병원 건설 속도에 김 위원장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 연설을 통해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에 맞춰 병원의 완공을 지시한 바 있다.
한 건축 전문가는 전날 공개된 평양종합병원 구조물 사진을 두고 “지금은 골조 공사만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남은 내·외장 공사를 끝내려면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보통 골조 공사보다 내·외장 공사가 더 오래 걸린다”라며 “부분 완성은 가능할지 몰라도 10월까지 완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20층에 달하는 고층 건물인 평양종합병원을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김 위원장이기에 간부들을 다그치며 건설 속도를 높이기 위한 고삐를 당기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