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丁총리 "태릉골프장 활용 주택 공급"
국방부, 서울시 부지 활용에 전향적 태도 보여
"도시개발 호재다"…구리 갈매 호가만 9.2억원
"대량 물량 공급에 임대주택은 노원구에 악재"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노원구 화랑로에 위치한 국가 소유의 태릉골프장을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러운 모양새다.
‘미니 신도시급’으로 개발될 가능성에 아파트 매매 호가가 2억원 가까이 뛴 곳이 있는가 하면, 영구임대가 들어선다는 소문에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총리실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주례회동을 갖고 주택공급 물량 확대 방안으로 국가소유의 태릉골프장 부지를 활용키로 했다.
앞서 서울시는 문 대통령의 태릉골프장 부지 활용 언급 이후 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내보였지만 이날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이 골프장의 경우 18홀 규모로 부지는 83만㎡(25만평)에 달한다. 담벼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육군사관학교 부지까지 합하면 약 150만㎡로 늘어나 2만 가구 정도의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구리 갈매동 일원에 개발 중인 구리갈매역세권공공주택지구(6395세대 계획)까지 더하면 공급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태릉골프장은 인근에 서울 지하철 6호선이 지나가고, GTX-B(송도-마석)노선 개통도 예정돼 있다. 국가 소유 땅이라 개발 기간도 비교적 짧아 3기신도시보다 빠르게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부동산시장은 태릉골프장 개발 소식이 전해지자 여러 편의·기반시설을 기대하면서 호가가 2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오른 아파트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2만세대의 영구임대주택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지난 16일 당정에 서울 인접지역에 정부가 보유한 골프장 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영구임대주택을 공급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노원구 공릉동 A공인 관계자는 “호재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물량이 대거 공급되면 구축은 가격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체가 임대주택으로 지어질 경우 집값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상계동 B공인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서 그런지 매수·매도 문의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며 “여기 살고 있는 주민 입장에서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는 환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급기야는 태릉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