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가 소설가 김봉곤의 젊은작가상 반납을 수용했다. 지인들과 나눈 사적 대화를 자신의 소설에 무단 인용해 논란을 낳은 소설가 김봉곤이 소설집 ‘그런 생활’로 수여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반납을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문학동네는 21일 “‘그런 생활’의 수정 및 수정 사실 고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결정을 내렸다. 추가 조치에 대해 논의하던 중 김봉곤 작가가 젊은작가상 반납 의사를 밝혀왔다”며 “이에 관련 사실을 모두 심사위원들에게 알렸고, 심사위원들은 젊은작가상 반납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학동네는 처음부터 피해자를 중심에 두지 않고 서로의 주장이 엇갈린다는 이유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반성한다”고 전했다.
문학동네는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그런 생활’을 삭제하고 그 경위를 담은 개정판을 수상작가들의 동의 절차를 거쳐 재출간할 계획이다.
또 문학동네는 “젊은 비평가들의 선고심을 거쳐 3배수의 작품을 본심에 올리고 그중 7편의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심사의 독립성을 전제로 등단 10년 이하 작가가 발표한 모든 중단편을 심사 대상으로 해왔으나,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제기된 비판에 귀를 기울여 젊은작가상 운영에 대해 다시 점검하겠다”고 전했다.
“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크게 반성하고 있다.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와 작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심려를 끼쳐드렸.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0일 자신이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 누나’라고 밝힌 여성이 자신과 김봉곤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나눈 성적인 대화가 소설에 그대로 인용됐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소설집 ‘여름, 스피드’와 ‘그런 생활’을 수록한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낸 출판사 문학동네, ‘그런 생활’이 실린 두 번째 소설집 ‘시절과 기분’을 낸 출판사 창비는 17일 피해자와 독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고 해당 단행본들의 판매를 중지했다.
하지만 추가 폭로가 나온 17일 전까지 문학동네는 피해자의 ‘그런 생활’의 게재 중단과 해당 작품이 수록된 작품집의 판매 중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에 대한 대중의 비판이 거셌다. 당시 문학동네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의 최근 인쇄본부터는 피해자의 요구를 반영해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정하여 발행했으며, 피해자의 젊은작가상 수상 결정 취소 요구에 대해서는 ”심사위원들이 해당 부분이 전체 작품을 판단하는데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의견을 보냈다“고 공지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