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서화 등 예술작품 200여 점 통영시에 조건 없이 기증하겠다”

21일 오후 강석주 통영시장(가운데)이 초정 김상옥 선생 장녀 훈정 씨(오른쪽)와 큰사위 김성익 씨에게서 기증서를 받은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선생의 장녀인 김훈정 패션디자이너와 차녀 훈아 씨, 제자인 고 김재승 박사의 장남 대석 씨 등은 21일 오후 강석주 통영시장을 만나 ‘초정의 유품과 서화 등 예술작품 200여 점을 통영시에 조건 없이 기증한다’는 기증서와 작품 목록을 전달했다.
훈정 씨는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통영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사랑했다. 평생 뜨거운 예술 혼과 고결한 정신으로 사셨던 분이기에 우리가 보관한 작품들은 당연히 통영 시민들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유족들의 소중한 뜻을 살려 유품을 잘 보존하고 앞으로 초정 기념관이 세워지면 시민들에게 널리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통영시는 2008년 초정 생가인 항남동 64번지 골목길을 초정거리로 명명했다. 문화재청은 초정 생가를 비롯한 9동의 통영근대역사문화공간을 국가등록문화재로 고시했다.
1920년 5월 3일 통영군 길야정 64번지에서 태어난 초정은 1930년대 말 등단해 1941년엔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낙엽’이 당선됐다. 광복 후 마산고, 경남여고, 통영중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훗날 서울 인사동에서 골동가게 ‘아자방’도 운영했다. 시와 글, 그림에 능해 ‘시(詩) 서(書) 화(畵) 삼절(三絶)’로도 불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