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일간 코로나 진단검사 3만여건, 반나절만에 빠른 속도로 결과 얻어
직원 123명 사투로 감염병 확산 막아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사가 21일 오후 2시 청사 지하 1층 생물안전실험실 내 생물안전작업대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 검체의 바이러스 전염력을 없애는 불활성화 작업을 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제공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직원들은 검체 10개를 받아 서둘러 광주(GJ) 3만329번부터 3만339번까지 번호를 부여했다. 번호 부여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 시민들의 인적사항 등이 틀리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검체는 바이러스 수송용 배지인 액체와 바이러스가 묻어 있는 면봉이 들어있다. 직원들은 검체를 흔들어 바이러스를 액체로 떼어내는 진탕 작업을 했다. 또 밀폐된 생물안전 작업대에서 바이러스 전파력을 없애는 불활성화 작업을 했다.
코로나19 진단검사는 행정 분류, 진탕과 불활성화, 유전자 추출, 유전자 증폭 등 4개 과정으로 크게 구분된다. 대부분 과정은 보건연구사 등이 손으로 작업을 해야 한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평균 6시간 만에 끝낸다.
광주시는 1월 22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총 181일 동안 코로나19 진단검사 8만7723건을 실시했다. 보건환경연구원은 코로나19 진단검사 8만7723건 가운데 3만329건(35%)을 맡았다. 보건환경연구원의 코로나19 진단검사는 수도권에 있는 민간 수탁기관에 비해 반나절 정도 빠른 속도로 검사 결과를 얻는 장점을 지녔다.
보건환경연구원은 긴급이나 상황이 엄중할 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맡는 방역망 구축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보건환경연구원 코로나19 진단검사는 검사 결과가 빨리 나오고 정확도가 높아 방역망 조기 구축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맡겨진 코로나19 진단검사 검체는 광주지역 5개 보건소를 비롯해 선별진료소 8곳에서 채취된 것이다. 검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수시로 접수된다. 마지막으로 맡겨진 검체를 재분석까지 하면 새벽이 되기 일쑤다. 서진종 감염병 연구부장(55)은 “코로나19 대응기간 181일 가운데 60여 일은 새벽까지 일했고 몸이 아파 출근하지 못한 2, 3일을 제외하고는 쉬는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전국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많이 실시한 기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보건환경연구원 직원 123명은 지금도 항상 긴장 상태다.
정재근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코로나19가 현재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만큼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생활방역을 지키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