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여개 기관-기업 개발 속도전

○ “연내 성공 가능성 있다”
20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옥스퍼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1차 임상시험의 경우 항체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참가자 상당수가 피로와 두통 등을 호소했지만 경미한 수준에 그쳤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도 일부 부작용이 있었지만 2단계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중국 제약사 칸시노바이오로직스(시노백)와 베이징생명공학연구소는 연말까지 최대 1억 명분의 백신 제조가 목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제의 연내 개발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편이다. 방지환 서울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1일 “치료제는 투여 후 환자가 낫는지 보면 된다. 하지만 백신은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에게 접종한 후 정말 감염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유효성 검증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백신과 달리 국내 여러 제약사도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승인된 임상시험은 모두 11건이다. 정부는 올해 혈장치료제, 내년 항체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백신 개발 후 물량 확보도 관건
해외에서 백신이 개발되면 국내 공급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문제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백신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종 임상시험 완료 전인 9월부터 백신을 미리 생산할 계획이다. 연간 20억 명분 생산이 목표인데 이미 8억 명분은 주인이 정해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이 계약을 체결했고 브라질과 일본까지 예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도 뛰어들었다. 21일 보건복지부는 아스트라제네카, SK바이오사이언스와 3자 간 협력의향서를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후보물질을 생산하게 된다. 이 물량 중에서 일부를 국내에 공급하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백신이 부족해 접종 우선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다. 미국 등의 선례를 보면 의료진, 임신부 등이 1순위, 국가안보 관련 종사자, 요양시설 직원 등이 2순위, 어린이 등이 3순위, 65세 이상 고령자 등이 4순위다. 이상일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의 경우 사망률이 높은 노약자가 최우선 순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보건의료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고령의 기저질환자가 아마도 최우선 순위에 들어갈 것”이라며 “한국적 상황에 맞춰 다양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이미지·강동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