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국회답변… 2시간반뒤 철회 “국조실 합헌 의견서 낸 것” 정정 헌재 “어떤 의견도 피력한 적 없어” 野 “공수처 출범 급한 속내 드러내”
답변하는 정세균 총리 정세균 국무총리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정 총리는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이 위헌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곧 합헌으로 답변을 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가 “국무조정실에서 합헌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급기야 헌재가 공식 부인하고 나서자 정 총리는 뒤늦게 “착각으로 답변을 잘못했다. 헌재가 (답변)한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을 정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법정 시한을 넘긴 공수처 설치에 마음이 급한 정부의 속내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정 총리에게 “야당이 두 차례에 걸쳐 공수처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 헌재로부터 어떤 의견을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 총리는 “두 분 의원이 각각 헌법소원을 낸 것으로 아는데, 헌재가 이미 한 분에게는 ‘이건 합헌이다’라고 회신을 했다”고 답했다. 정 총리가 언급한 헌법소원은 강석진 전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 108명이 제기한 공수처법 위헌 확인 사건과 보수 변호사단체가 통합당 유상범 의원을 대리해 제기한 공수처법 위헌 확인 헌법소원 사건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헌재의 부인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정 총리는 민주당 김영배 의원 질의 순서에서 “박범계 의원 질의에 대해 답변했는데 바로잡고 싶다”며 “국무조정실이 헌재에 합헌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었다. 참고 바란다”고 했다. 2시간 반 만에 발언을 정정한 것이다.
앞서 헌재는 공수처법 설치를 관장했던 국무조정실과 법무부 등 각 기관에 의견서를 내라고 알렸다. 이에 따라 국무조정실 공수처 설립준비단이 지난달 “공수처법은 합헌”이라는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고도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