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4세 아동 총격사망에… FBI요원 등 투입한 게 시초 “좌파 경찰해체 움직임에 폭력 증가”… ‘BLM 시위’ 민주당 시장 지역 확대 포틀랜드 “요원 나가라” 시위 격화
포틀랜드 시위 진압 나선 美연방요원 22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방독면을 쓴 연방 요원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포틀랜드 외에 최근 폭력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등에도 연방 요원을 더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이 야당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이 지역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포틀랜드=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은 범죄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거리를 다닐 수 있어야 한다. ‘레전드 작전(Operation Legend)’을 확대해 더 많은 도시에 연방 요원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뉴멕시코주 앨버커키를 대표적인 범죄 증가 지역으로 꼽은 뒤 “유혈사태는 끝나야 한다. 지역 경찰을 해체하고 해산하려는 좌파 성향의 움직임 탓에 폭력 사태가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레전드 작전’의 핵심은 연방수사국(FBI), 연방보안관실(USMS) 요원을 폭력 사건이 급증한 도시에 배치하는 것이다. 작전명은 지난달 29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괴한의 총에 숨진 4세 아동 레전드 탤리피로의 이름을 땄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과거 심장 수술에서도 살아남은 탤리피로가 강력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는 소식에 미 전역이 분노했다. 이에 이달 초 법무부는 범죄 소탕을 돕는다며 연방 요원을 캔자스시티에 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다른 도시로 확대할 계획까지 밝힌 것이다.
22일 기준 55일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포틀랜드에서는 이날도 수천 명의 시위대가 시내 지방법원 앞에 모여 연방 요원의 투입에 항의했다. 이들은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 연방 요원은 집으로 돌아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일부 요원은 시위대가 법원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건물을 부수려 하자 최루탄과 화학약품을 사용해 이들을 진압했다. 연방 요원이 진압용 곤봉을 휘두르고 시위대 얼굴에 화학약품을 뿌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포틀랜드에는 이달 초 연방군 2000여 명이 파견됐다.
이날 시위에는 ‘엄마의 벽’이라는 여성 참가자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노란색 옷을 맞춰 입고 해바라기를 든 이들은 시위대 맨 앞에서 자전거 헬멧을 쓰고 팔짱을 낀 채 인간 장벽을 만들어 뒤에 있는 시위대를 보호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