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인터뷰…“21대 국회 지방자치법 개정 노력 기초단체장으로 與최고위원 도전… 풀뿌리 정치-민생현장 목소리 낼것”
경기 수원 최초의 3선 시장으로, 10년간 수원을 이끌고 있는 염태영 시장(60·사진)을 만났다. 수원은 인구만 125만 명이다. 기초자치단체 중에서는 가장 많고 웬만한 광역자치단체보다 크다.
염 시장은 자연형 하천 복원 운동을 주도한 환경운동가 출신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지속가능발전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 회장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잘사는 포용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치분권’과 ‘재정분권’은 가장 필수적인 시대정신이다. 자치분권은 풀뿌리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핵심 수단이다. 재정분권은 재정 운영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초자치단체에 권한과 자율성을 주면 상황과 환경에 맞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지역별 맞춤 행정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에 선도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각지도 못했던 최초 타이틀이 많다. 지역에 있는 유스호스텔 객실을 접촉자 임시 생활시설로 전환했는데 전국에서 처음이라고 들었다. 증상이 없는 해외입국자가 검사 결과를 통보받을 때까지 머무를 수 있도록 임시 검사시설을 운영한 것도 최초다. 입국자가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는 동안 다른 가족들이 호텔을 70%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반응이 좋았다.”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은….
“‘소상공인 특례보증’ 사업 예산을 7억 원 늘렸다. 생계형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경기신용보증재단에도 출연금을 41억 원이나 더 냈다. 덕분에 10배가 많은 410억 원을 1400여 개 업체가 대출받을 수 있었다. 소상공인에게는 상하수도 요금을 3개월(6∼8월 고지분)간 절반을 깎았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동선이 공개되면서 뜻하지 않게 피해를 본 73개 업체에는 위로금 100만 원을 줬다.”
―수원시 삼성전자 매출이 줄면서 수원시가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전체 재정 중에서 지방소득세의 비중이 크다. 어떻게 보면 기형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재정사업 전체를 점검했고, 필요하지 않은 사업은 줄였다. 교부세 429억 원도 확보했다. 올해부터 ‘재정안정화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유치하고,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것도 앞으로의 숙제다.”
“1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연장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앞으로 서수원에 사는 주민들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9월에는 수원역과 인천 송도역을 잇는 수인선(52.8km)이 개통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도 추진 중이고, 서정리역∼지제역(4.67km)을 연결하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도 시작됐다. 올 한 해 수원외곽순환(북부)도로(7.7km) 등 35개 도로의 개설 확충 사업을 전개한다.”
―최고위원 도전은 어떤 의미인가.
“풀뿌리 정치인의 목소리는 민생 현장에 가장 가깝게 다가가 있다. 우리가 강조하는 자치분권의 과제는 결국 민생 현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기획하는 것이다. 그래야 체감도 높은 실행 방안도 내놓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최고위원 도전은 염태영 개인의 도전이 아니라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 같은 2500여 명의 풀뿌리 자치분권 세력의 도전이라고 보는 게 맞다. 성공하면 그 자체로 당 혁신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당내 민주주의 강화, 당의 저변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