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회개원 연설에서 ‘한국판 뉴딜’을 16차례나 언급하며 “민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동취재단
김동혁 경제부 기자
금융권에서는 “부탁의 형식을 빌렸지만 거절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이 지시한 사안인 만큼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얼마를 낼지 정해야 하는 자리라는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회 개원 연설 직후 여야 대표와 가진 환담회에서 “오랫동안 금융 쪽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에 금융자산과 민간자본을 활용하는 민간펀드를 만들어 한국판 뉴딜사업을 추진하려 한다”고 했다.
은행권은 올 들어 이미 4차례 정부 정책에 동원돼 약 10조3000억 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3월에는 중소기업 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을 위한 ‘기술혁신전문펀드’에 참여했고,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증권시장안정펀드에도 수조 원의 자금을 넣기로 한 상태다. 그나마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은행별로 200억 원을 요구한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출자는 고사했지만 이번 뉴딜 펀드는 거부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조찬 이후 금융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금융지주 회장들이 ‘한국판 뉴딜 정책 취지에 적극 공감하며 금융권의 참여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화답했다”고 했다. 아직 어떤 식으로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뉴딜사업을 활성화할 것인지 구체적인 그림은 그려지지 않았다는 게 금융위의 입장이지만 결국 은행권이 또다시 동원되는 것은 변하지 않는 ‘불편한 현실’이다.
김동혁 경제부 기자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