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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11% 올랐다고?… 장난 말라” 야유 쏟아낸 野

입력 | 2020-07-24 03:00:00

김현미, 감정원 통계라며 “11% 올라”… 3년간 오른 서울 전체 집값 말한듯
경실련은 “아파트값 53% 상승” 분석… 당시 국토부 “서울 아파트 14%↑”
野 “입맛 맞는 통계… 억장 무너져”




“뭐? 11%라고?” “에이 무슨….” “장난하지 마세요.”

23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국내 집값 상승 수준을 묻는 서병수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감정원 통계로 11%가 올랐다고 알고 있다”고 답하자 야당 의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김 장관은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을 부동산 정책보다는 과잉 유동성으로 지목하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김 장관이 말한 11%는 서울 전체 주택의 2017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가격 상승률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서울 아파트 상승 폭이나 최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분석한 통계 등과 차이가 있다. 경실련은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올해 5월까지 서울 25평 아파트 가격 변화를 조사한 결과 8억4200만 원에서 12억9200만 원으로 평균 53%(4억5000만 원) 올랐다고 발표한 바 있다.

1993년 이후 각 정권의 임기 초와 말 서울 25평 아파트 가격 변화도 함께 분석했는데 김영삼 정부(2억3000만 원·26%), 노무현 정부(3억7000만 원·94%), 박근혜 정부(1억7900만 원·27%) 등 역대 정권과 비교했을 때 상승액은 최고였다.

경실련은 지난달에도 현 정부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 상승률을 낸 적이 있었는데, 당시 국토부는 즉각 설명 자료를 내고 “한국 감정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4.2%이고 전체 주택은 11.5%다”라고 반박했었다. 특히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저가 노후 아파트의 멸실과 신축 고가 아파트의 신규 공급에 따라 오르게 된다”며 “시계열로 단순 비교하면 실제보다 과도하게 집값이 오른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었다.

김 장관이 이날 답한 집값 상승률도 서울 전체 주택 가격 상승률로 추정되지만 이는 연립·다세대·다가구·단독주택 등까지 포괄한 통계여서 아파트 가격 상승률만 떼어놓고 보면 약 14.2%로 약 3%포인트 높다.

또 국토부가 근거로 삼는 한국감정원 통계는 감정원 직원이 실거래가와 유사거래를 확인하는 반면 경실련 조사의 토대가 된 KB시세는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실거래가와 호가를 온라인으로 취합해 조사 방식도 차이가 난다.

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통합당은 이날 서면 논평을 내고 “김 장관은 어느 나라에 살고 있나. 국민들의 인식과 동떨어져도 한참 동떨어진 발언”이라며 “입맛에 맞는 통계 취사선택을 들은 국민들은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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