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데뷔전은 그답지 못했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를 허용한 뒤 장타를 얻어맞고 흔들렸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2020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4피안타(1홈런) 3실점으로 아쉬운 투구를 했다.
팀이 6-3으로 앞선 상황이라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잡으면 개막전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은 지난해 볼넷을 잘 내주지 않는 투수로 유명했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은 1.18개에 불과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지 매체들은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을 점칠 때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뿐 아니라 볼넷 수가 적은 것에도 주목했다.
지난해 피홈런 수도 적었다. 정규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 가운데 류현진보다 피홈런 수가 적었던 투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마이크 소로카(14개),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브래드 켈러(15개), 탬파베이의 찰리 모턴(15개) 등 3명 뿐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날 볼넷을 3개와 몸에 맞는 공 1개를 헌납했다.
제구가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97개의 공을 던졌는데 볼이 절반에 가까운 43개였다. 볼이 많아지면서 투구수도 늘어났다. 100개에 가까운 공을 던졌음에도 5이닝을 채우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회말 2사 3루에서 얀디 디아스를 상대로 체인지업 2개를 연달아 던졌는데 모두 볼이 되면서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가져갔고, 결국 볼넷을 헌납했다. 4회말에도 체인지업이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쓰쓰고 요시토모의 몸으로 날아들었다.
류현진은 5회말 마이크 주니노, 디아스를 연달아 내야 땅볼로 처리한 뒤 헌터 렌프로에 볼넷을 내줬는데,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몸에 맞는 공과 볼넷 후에는 장타를 얻어맞으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쓰쓰고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4회말에는 호세 마르티네스를 삼진으로 처리한 후 매뉴얼 마르고에 3루 땅볼을 유도해 1루 주자 쓰쓰고를 아웃시켰다. 그러나 계속된 2사 1루에서 마이크 브로소에 싱커를 공략당해 중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홈런을 허용한 뒤에도 흔들렸다. 탬파베이 4번 타자 마르티네스에 좌월 2루타를 헌납했다.
볼넷이 많았던 류현진의 투구수도 97개에 달했다. 올 시즌은 팀당 60경기를 치르는 ‘초미니 시즌’이다. 그만큼 한 경기의 중요도가 높다. 토론토 벤치는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마운드를 교체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