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사업 정책 따랐는데 세금폭탄”… ‘규제소급-증세 중단하라’ 피켓도
“부동산 규제정책 반대”… 신발 던지는 시민들 25일 오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부동산규제정책반대·조세저항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자신의 신발을 벗어 허공으로 던져 올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5일 서울 도심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항의하는 주말 집회가 개최됐다. 오후 7시경 중구 청계천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열린 ‘부동산규제정책반대·조세저항 촛불집회’에서는 인터넷카페 ‘6·17규제소급적용피해자모임’ 회원 등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손에 든 채 구호를 외쳤다.
연단에 올라 자신을 “두 아이의 어머니이자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소개한 A 씨는 “아이에게 짐이 되기 싫고 노후에 대비하고자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2018년에는 우리(임대사업자)를 애국자라더니 2020년엔 투기꾼 취급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평생 처음 집회에 참여했다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김모 씨(55)는 “최근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억울함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며 “실거주하는 집 한 채 말고 정부가 권유한 임대사업을 하려고 한 채 더 샀다가 세금 폭탄을 맞았다. 열심히 살며 정부 시책을 따랐는데 왜 이게 죄가 되나”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30대 참가자 B 씨는 “낡은 주택 하나 갖고 살다가 주택청약에 당첨돼 기존 집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6·17대책으로 조정지역에 묶이며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며 “집이 안 팔리는 것도 억울한데 1주택을 처분하지 않으면 대출도 못 받는다고 겁박에 가까운 규제를 내놓으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문재인 자리’라고 쓴 종이를 붙여 놓은 사무용 의자를 향해 신발을 던지는 퍼포먼스도 벌어졌다. 16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졌던 정모 씨(57)도 현장에 참석했다. 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19일 기각됐다. 참가자들은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사회자 구호에 맞춰 신발을 의자에 던지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는 인근에서 열린 보수 집회 참가자들까지 합쳐지며 약 5000명(집회 측 추산)이 청계천 남측 170여 m의 도로와 인도 등을 가득 메웠다. 지난 주말인 18일 열렸던 부동산정책 항의 집회에는 500명가량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