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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악 ‘감시도시’ 베이징…상위 20개 도시 중 18개 ‘중국’

입력 | 2020-07-27 08:57:00

범죄예방 주장 불구 감시카메라와 범죄 감소간 상관관계 없어
반체제 인사 및 소수민족 탄압 등에 악용




세계에서 가장 감시가 심한 20개 도시 가운데 18개가 중국 도시들이고, 전 세계에서 작동되고 있는 감시 카메라의 절반 이상이 중국에 설치돼 있다고 영국의 기술전문 웹사이트 컴패리텍(Comparitech)의 조사에서 드러났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115만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인구 1000명당 60여대가 설치돼 가장 많은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곳으로 꼽혔으며, 상하이가 100만대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중부 산시(山西)성의 타이위안(太原)과 상하이 인근 장쑤(江蘇)성의 우시(武西)는 1인당 설치된 카메라 대수가 가장 많은 도시로 꼽혔다. 400만명 가까운 인구의 타이위안에는 약 46만5000대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이것은 1000명당 110대 꼴이다.

상위 20개 도시들 가운데 중국 도시가 아닌 곳은 3위의 런던과 16위의 인도 하이데라바드 2곳뿐이었다.

지난 2017년 중국 관영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중국이 설치한 영상감시시스템의 카메라 수는 2000만대를 넘어섰고 2020년까지 수백만대가 추가로 설치될 계획이다.

런던에 본사를 둔 데이터 제공업체 IHS마킷의 별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8년 4.1명당 1대의 카메라를 설치했고 미국은 4.6명당 1대의 카메라를 설치했다. IHS마킷은 또 중국이 2021년까지 5억6700만대의 카메라를, 미국은 8500만대의 카메라를 추가 설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컴패리텍은 실시간 비디오 감시가 계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시 카메라가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범죄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폐쇄회로 TV(CCTV) 감시에 찬성하는 주된 논거는 법 집행을 개선시키고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시 카메라 증가와 범죄 발생 감소 사이에는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컴패리텍은 밝혔다.

컴패리텍은 크라우드소싱된 데이터베이스 넘비오(Numbeo)의 조사를 바탕으로 보고된 범죄율과 공공 감시 카메라의 수를 비교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홍콩중국대학 중국연구센터에서 중국 디지털 정책을 연구하는 세버린 아르센 교수 역시 CCTV의 대량 설치는 절도나 폭행 등 공공장소에서의 사소한 범죄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만 금융 범죄나 탈세처럼 카메라의 감시 범위에서 벗어난 범죄는 포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르센 교수는 “억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가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감시당하지 않는 지역으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아르센 교수는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한 감시 카메라는 범죄 단속뿐 아니라 반체제 인사나 소수민족 탄압에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CCTV 시스템의 책임자가 누구인지를 확실히 해야 하지만 중국은 이런 점에서 누가 책임자인지 불확실하다”며 감시 카메라가 범죄 예방 이외의 목적으로 남용될 가능성을 경계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