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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사회에서는 한국을 싫어하지만 한국의 대중문화는 좋아하는 혼재된 감정이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의 일간지인 아사히신문은 지난주 이 같은 모순된 성향을 가장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한국은 싫지만…”(韓國は嫌いだけど)이라는 표현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 인터넷 상에서 자주 목격되는 “한국은 싫지만…”이라는 표현을 일본 네티즌들은 마치 관용구처럼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심지어 이 같은 표현이 ‘헤이트’(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인 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를 수상할 때 “한국은 싫지만 한국 영화는 좋다”고 태연하게 말하는 한 일본인 청년의 사례도 소개됐다.
그는 이 표현이 일종의 ‘헤이트’에 해당한다는 주변의 지적에 “내 솔직한 기분을 말한 것뿐인데, 왜 헤이트 취급이냐?”고 당황했다는 설명이다.
아사히는 이 같은 일은 혐한 분위기에서도 일본 내 한류 열기가 여전히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일본의 연예 매체에서는 한국 드라마 매니아인 연예인 패널들을 출연시켜 ‘도깨비’, ‘이태원 클라쓰’,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한국 드라마의 성공 비결과 일본 드라마와의 차이점을 조명하고 있다.
국내 방송 중인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경우 동시간으로 일본 넷플릭스에 제공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넷플릭스 종합 TOP10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과거 한국에서도 비록 일본은 싫어하지만, 일본 만화, 일본 노래, 일본 영화, 일본 상품 등은 꾸준하게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최근 한국이 기분 좋은 ‘문화 역전’으로 세계 곳곳에서 한류를 일으키며 한국이 싫다는 일본의 대중마저 사로잡고 있는 똑같은 일이 일본 사회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대중들이 문화와 정치를 ‘요령껏’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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