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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용? 대외용?…北, 코로나19 ‘의심자 유입’ 밝힌 이유는

입력 | 2020-07-27 11:57:00

정부 당국이 북한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통로로 지목한 재입북자로 최근 잠적한 20대 남성 탈북자를 특정하고 월북 경로 등을 조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인천 강화군 북한 접경지 교동도로 진입하는 교동대교에서 군 병력들이 검문을 하고 있다. 2020.7.26 © News1


북한이 탈북민의 월북을 계기로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코로나 청정국’을 자신해 온 북한이 의심자 유입을 밝힌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그동안 확진자 0명을 주장해 온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 증폭을 비롯해 내부적 동요를 감안하면서까지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를 언급했을지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26일) 과거 탈북했던 코로나19 감염 의심자가 지난 19일 개성으로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귀향자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고, 코로나19 감염으로 의진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옴에 따라 지난 24일 개성시를 완전 봉쇄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강도높은 조치를 단행했다.

북한은 아직 재입북자가 코로나19 확진자라고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확진 여부와는 관계없이 북한이 남북관계에 있어 예민한 문제로 분류되는 탈북민이 귀향했다는 점과 남측에서 코로나19가 유입됐을 가능성을 대내적으로 알리면서 이를 내부 결속으로 활용했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북한 주민들이 모두 보는 노동신문에 이같은 사실들을 전하며 개성 폐쇄 조치까지 알린 것에는 내부적인 메시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북측 주민들에게 남측에 대한 경계심을 단속하려는 차원에서 전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나 북한은 올해 국가 기조인 ‘정면 돌파전’의 강도를 높이며 내부 결속에 매진하고 있는 상태다.

북한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이행하는 특급경보를 내리면서, 대외적으로는 국경 폐쇄를 비롯해 외부와의 교류 차단의 강도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내부적으로도 주민들의 이동이나 물자 교류도 통제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측이 남측에게 코로나19 유입 사태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면서, 향후 국제사회나 남측에게 지원을 요구할 것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실제 북한이 이같은 ‘지원 요청’에 나설 경우, 북한은 남측에게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지원할 의료 물자를 요구하거나 코로나19 진단 장비 등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남북이 방역을 매개로 대화 재개에 나설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남측은 올해 초부터 남북간 보건·의료협력을 꾸준히 제안해왔다.

다만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향후 북한의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개성이 봉쇄된 차원이기에 (추후) 남북관계에도 잠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라며 “(북한 내) 상황을 지켜봐야 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긴장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통상적으로 볼 때 재입북자의 최종 확진 여부는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