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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 뚫는 육로 월북 대신 ‘쇼생크탈출’처럼 배수로 택해

입력 | 2020-07-27 12:30:00

교동도 통한 귀순 빈번, 육로 귀순 사례도 있어
바다 통한 어선 귀순 사례…작년 추방 사례 有




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모(24)씨는 철책을 뚫는 육로 월북 대신 배수로를 통한 월북을 택했다.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감옥에 갇힌 주인공이 하수도를 통해 탈옥한 것처럼 김씨 역시 배수로를 활용했다.

27일 군에 따르면 김씨는 인천시 강화군 강화도 북쪽에서 철책 아래 배수로를 통과해 북한으로 향했다. 이 지역은 김씨에게 익숙한 곳이다. 김씨는 2017년 탈북할 때도 한강 하구를 헤엄쳐 교동대교를 통해 귀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도와 교동도 등 한강 하구 일대는 북한과의 최단 거리가 2㎞ 안팎이다. 수영에 능한 사람은 남북을 오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탈북민들이 한강 하구를 헤엄쳐 귀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그간 주요 이동 경로는 교동도였다.

2012년 9월 20대 북한 주민이 통나무를 잡고 교동도까지 떠내려 온 뒤 섬에서 6일간 민가 음식을 훔쳐 먹으며 지내다 주민 신고로 당국에 붙잡혀 귀순했다.

2013년 8월에는 40대 북한 주민이 교동도 앞바다를 헤엄쳐 건너와 귀순했다. 그는 해안에 도착하자마자 민가에 있던 집주인을 깨운 뒤 “북에서 왔다”고 신분을 밝혔다.

2014년 8월에는 부자지간으로 추정되는 50대 남성과 20대 남성이 교동도 해안으로 헤엄쳐 오는 것을 해병대 초병이 발견했다.

2015년 9월에도 주민 1명이 교동도 앞바다로 남하해 귀순했다.

한강 하구를 제외한 남북 접경지역 육로는 다소 위험한 경로다. 엄중한 경계 태세, 고압 전선, 지뢰 등으로 도중에 목숨을 잃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육로 귀순에 성공한 사례는 제법 있다.

2012년 강원도 고성에서는 북한군 중급병사가 북측과 남측 철책을 넘어 우리 측 22사단 감시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밝힌 ‘노크 귀순’이 발생했다.

2015년에는 북한군 하급병사가 북측 철책을 통과한 후 우리 군 감시초소 인근 언덕까지 접근해 날이 밝을 때까지 대기했다가 귀순하는 ‘대기 귀순’이 있었다.

2017년 6월13일과 23일에는 중부전선에서 북한군 병사 1명이 각각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귀순했다.

2017년에는 판문점을 통한 귀순이라는 이례적인 사건이 있었다. 2017년 11월13일 조선인민군 육군 소속 오청성 하전사가 판문점을 넘어 귀순하다 이를 저지하려는 조선인민군 육군에 의해 총격을 당했다. 오청성은 5발을 맞은 채로 우리 군에 구조됐다.

바다 역시 탈북과 월북을 위한 경로로 활용된다.

2011년 2월 북한 주민 31명이 어선을 타고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다.

지난해 6월에는 북한 주민 4명이 탄 목선이 23사단 관할의 삼척항에서 발견됐다. 선장을 포함한 2명은 귀순 의사를 밝혔고 2명은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원해 판문점을 통해 북한 측으로 귀환했다.

동해를 통해 우리 측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북으로 송환된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말 동료 선원 10여명을 살해하고 우리 측 삼척항으로 온 북한 주민 2명은 같은 해 11월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