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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1호 日선수 타이치 “MVP 허훈과 대결 기대”

입력 | 2020-07-27 16:37:00

아시아쿼터제 통해 DB 입단
고교 시절 이상범 감독에게 지도받아
일본팀의 연봉 1억3000만원 뿌리치고 5000만원에 계약




프로농구 최초의 일본인 선수가 된 나카무라 타이치(23·DB)가 팀 동료들과 처음으로 손발을 맞췄다.

타이치는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DB의 훈련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지난 10일 입국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침에 따라 2주 동안 자가격리에 임했다. 경남 사천 전지훈련에는 동행하지 못했다.

체육관 인근에 위치한 집에서 한국어 공부와 가벼운 근력 운동으로 시간을 보냈다.

타이치는 취재진을 만나 “(자가격리 동안) 정말 힘들었다. 쓰레기도 마음대로 버릴 수 없어 냄새가 많이 나고 힘들었다. 딱히 할 게 없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구단에서 잘 준비해줬다”며 웃었다.

KBL에서 뛰는 1호 일본인 선수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KBL과 일본 B리그가 아시아쿼터제 도입을 결정하면서 한국 무대를 밟게 됐다.

일본 후쿠오카의 오호리 고등학교에서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던 이상범 DB 감독과의 인연이 한국행에 크게 작용했다. 당시 이 감독에게 지도받으면서 장신 포인트가드로 거듭났다.

타이치는 “(이상범 감독은) 농구에 대한 깊이를 알게 해줬다. 나에게 위대한 존재”라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선수다. 하나씩 배워가고 싶다”고 했다.

한국행을 결정하면서 많은 걸 포기했다. 특히 프로 선수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게 돈이다. 지난 시즌 B리그에서 신인 연봉 상한인 460만엔(약 5200만원)을 받은 타이치는 이번 시즌 원 소속팀 교토로부터 1200만엔(약 1억3600만원)을 제시받았다.

그러나 DB 유니폼을 입고 이번 시즌 받는 보수는 총 5000만원이다. 절반 이상 포기한 셈이다.

타이치는 “교토와 재계약하는 건 협상 과정에서 하나의 선택지였을 뿐이다”며 “B리그는 1부와 2부의 승강 시스템인데 이번 시즌은 코로나19 때문에 승강이 없어졌다. 동기부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토에서 1년을 헛되이 보낼 것 같아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리그를 찾다가 한국을 선택했다”며 “한국에 1호로 들어오는 일본 선수가 됐다. 아직 누구도 해보지 않은 한국에서 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스스로 발전하고 한일 농구의 가교 역할을 기대한다”고 보탰다.

타이치는 코로나19 여파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B리그에서 41경기에 출전했다.

190㎝ 신장에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는 그는 평균 23분30초를 뛰며 6.3점 2.7어시스트 2.1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이 39.4%로 슈팅력이 나쁘지 않다.

국가대표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윌리엄존스컵에도 출전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2진이었지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타이치는 본인의 장점에 대해서 “사이즈가 있다. 포인트가드로서 일본에선 없는 스타일이다”며 “키를 살리는 농구를 하고 싶다. 2대2 기술이 부족하지만 많이 연습해서 장점으로 만들고 싶다. 몸을 날리며 팀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제 신입 선수다. 그 기준에 맞춰서 식스맨이나 7~8번째 선수로 경기에 나서는 걸 기대한다”며 “아직은 적응해야 하고, 2대2 농구도 많이 해야 한다.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번 시즌은 적응을 위한 시즌이다. 다음 시즌을 진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타이치는 대학 선발과 국가대표 등으로 뛰면서 한국 선수들과 대결한 경험도 풍부하다.

그는 “한국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대결하는 것이 기대된다. 특히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허훈(KT) 선수와 대결이 가장 기대된다. 또 서울 SK의 김선형, 최준용 선수는 한국에서 톱클래스다. SK와 대결도 기대가 크다”고 했다.

DB는 두경민, 허웅, 김태술 등 앞선이 탄탄하다. 출전 시간을 받기 위해선 빠른 적응과 함께 장점을 어필해야 한다.

타이치는 “플레잉타임을 얻는 게 첫걸음이다. 코트에 서야 나의 장점을 표현할 수 있다”며 “나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동료들의 장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스타에 뽑힐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신인상 수상 대상자라면 목표로 삼고 싶다”고 했다. 수치적인 목표는 지난 시즌 자신의 기록을 모두 뛰어넘는 것을 삼았다.

밖에서 본 DB에 대해선 “수비가 아주 터프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느낌이다”며 “외국인선수 의존도도 다른 팀에 비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농구를 하는 팀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오늘부터 처음으로 팀 훈련에 합류한다.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선배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전했다.

일본의 인기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자신과 가장 닮은 등장 인물을 묻자 ‘서태웅’이라고 했다.

“겉보기에는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야심을 가지고 있고,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은 승부욕이 있는 선수”라며 “해외에 나가는 것을 원하는 것도 비슷하게 느껴진다. 멋지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한식은 삼겹살, 비빔밥, 냉면이라고 했다. 여자친구는 아직 없다고 한다.

한편, 아시아쿼터제 도입으로 구단은 기존 외국인선수 2명 보유와 별도로 일본 선수 1명을 영입할 수 있다.

제도를 활용하는 건 구단 자율이고, 계약 방식은 국내 선수에 준한다. 샐러리캡과 정원도 국내 선수처럼 포함된다.

[원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