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유충 수돗물은 공촌·부평 정수장 등에서 관리 부실로 발생한 유충이 각 가정으로 흘러가 발생했다. 두 곳에서 공급한 물을 마시는 곳만 58만 가구에 달한다. 공업용수·농업용수로 쓰이는 4급수에 사는 깔따구는 수질 오염을 판단하는 지표 생물. 유충 발견 신고가 잇따르자 이 지역 가구에 수돗물을 마시지 말도록 권고한 게 인천시다. 그래놓고 피해보상은 유충이 발견된 250여 가구만, 그것도 생수 구입비는 빼고 주겠다니 어이가 없다.
▷인천시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보상 범위를 넓히는 것은 기부행위 금지 등에 관한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는 피해 사실이 명확해 보상 범위가 넓었는데 이번은 다르다는 것. 육수통에 벌레가 빠져 죽었는데 그릇에서 벌레가 나온 사람만 피해자라는 식이다. 같은 국물을 먹었는데 벌레가 안 들어간 사람은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어쩌다 유충이 빠진 게 아니라 오염된 물이 문제라는 점을 왜 모르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지난해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도 관리 부실이 원인이었다. 두 번 다 피해를 입은 주민도 수십만 가구에 달한다. 피해보상 규정이 어이가 없다 보니 “유충이 나온 옆집에서 빌려와 신고해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리는 주민들도 부지기수다. 인터넷에는 “임신한 아내와 아이가 모르고 마셨다”며 가족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글이 수도 없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화만 돋우니 그 마음 씀이 4급수다.
이진구 논설위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