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LG 경기를 ‘직관’하고 있는 프로야구 팬들. 동아일보DB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이날 서울의 잠실·고척, 그리고 수원구장에서 ‘수용 인원의 10% 이내’인 5973명이 ‘직관(직접 관람)’의 기쁨을 누렸다. 관중 대부분은 경기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았고, 충분한 간격을 둔 채 자리에 앉는 등 방역 대책에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었다. 전광판 등을 통해 육성 응원을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전달했는데도 코로나19 이전과 다름없는 응원 장면이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을 통해 “비말 분출이 우려되는 구호나 응원가, 접촉을 유도하는 응원 등은 제한한다”고 밝혔다.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관람객에 한해 경고 및 퇴장 등 강력한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경기가 무르익자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르는 관중이 늘기 시작했다. 경기장 내 취식 금지로 야구장 인근 식당에는 관중이 대거 몰렸는데 자리가 넉넉지 않다 보니 ‘사회적 거리 두기’가 무색하게 다닥다닥 붙어 앉아 식사를 했다. 체온 측정 등의 절차로 대기 시간이 길어졌을 때도 거리 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정규리그를 162경기에서 60경기로 축소한 끝에 24일 어렵사리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개막 이틀 만에 신시내티의 선수 맷 데이비슨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마이애미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쉽게 넘길 수 없는 이야기다.
이날 경기 약 3시간 전 미리 야구장에 도착한 한 야구팬은 “안전하게 오래 야구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팬들의 바람이 지켜지려면 모두가 방역 대책을 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시험대는 지금부터다.
강홍구 스포츠부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