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출판사가 말하는 총서의 매력 평전-실용서 등 비인기 시리즈… 초판 못팔거나 7쇄까지 찍기도 마니아 독자와의 소통이 큰 장점… 그저 재미있어서 출간하기도
을유문화사의 ‘현대 예술의 거장’ 총서. 을유문화사 제공
그럼에도 ‘이런 책을 누가 찾을까’ 싶은 총서를 꾸역꾸역 내는 곳들이 있다. ‘독자는 좀 있냐고? 제법 된다.’
을유문화사의 ‘현대 예술의 거장’은 2018년 8월부터 새로 펴내는 평전(評傳) 시리즈다. 위대한 사람도 약점투성이에 상처가 많으며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2004년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번스를 시작으로 소개했던 국내외 예술가 26명 중 일부를 추리고 새 인물들을 추가해 구스타프 말러부터 짐 모리슨까지 10권을 냈다.
평전은 아니지만 작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 인터뷰를 다룬 마음산책의 ‘말’ 총서도 있다. 2015년 수전 손태그가 처음이었다. 시리즈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는데 이 책이 8쇄가 나갔다.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마음산책 제공
보르헤스, 박완서, 해나 아렌트, 미국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등 14명의 ‘말’을 펴냈다. 모두 초판을 소진했고 1만 부 넘게 팔린 것도 있다. 총서는 하나씩 덧붙여 가며 풍성해질 수 있고 한 권 판매가 저조해도 실망이 크게 되지 않으며 독자와의 소통이 잘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에는 ○○○의 말을 내달라’고 제안하는 독자도 있다. 정 대표는 “‘내가 안 사주면 누가 사줄까’ 하는 독자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런 사명감은 됐고요’ 하는 총서도 있다. 워크룸프레스의 ‘실용총서’는 “재미있으니까” 낸다. 그동안 ‘워크룸 문학총서 제안들’ ‘입장들’ 같은 총서를 내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