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 소속 4급 이상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 등에게 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소유 주택을 올 연말까지 모두 처분하라고 강력 권고했다. 내년부터 인사고과에 고위공직자의 주택 보유 현황이 반영된다.
이 경기지사는 28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 부동산 주요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부동산 주요 대책은 △부동산 정책 신뢰회복 방안으로 고위공직자에 대한 1주택 외 처분 권고 △주택공급의 확대와 투기수요 축소 방안으로 경기도 기본주택 공급안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 방안으로 기본소득토지세 도입 건의 등이다.
이 지사는 “부동산에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 부동산정책 결정에 관여하게 되면 좋은 정책이 만들어지기 어렵다”면서 “고위공직자는 주거나 업무용 필수부동산 이외 일체 부동산을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부동산백지신탁제’ 도입을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에 협조를 구하고 입법실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백지신탁제 입법 전 임시방편으로 투기투자 목적의 다주택 보유 고위공직자에 대한 대처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급 이상 도 소속 공무원(시군 부단체장 포함)과 산하 공공기관의 본부장급 이상 상근 임직원에게 연말을 시한으로 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하고, 부득이한 사유로 다주택을 보유하더라도 사유 발생일로부터 6개월 내 해소하도록 했다.
주택정책에 직접 관여하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처장급 간부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고위공직자에 대한 다주택 처분 조치는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경기도가 처음이다. 2급 이상 공직자에게만 권고한 정부안보다 더욱 강력한 것이다.
이 지사는 “권고위반 시 내년 인사부터 주택보유 현황을 승진, 전보, 성과평가에 반영하고 다주택자는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며 공공기관 임직원에 대해서는 재임용(임기연장), 승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이를 반영할 것”이라며 “이미 금년 인사에서 고위공무원이 다주택자여서 승진에서 배제된 일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조사에 따르면, 도 소속 4급 이상 공직자 332명 가운데 다주택자는 94명으로 전체의 28.3%를 차지했다. 2주택 소유자가 69명으로 가장 많았고 3주택 소유자는 16명, 4주택 이상 소유한 공직자와 임원도 9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일부는 최근 인사에서 다주택을 보유했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배제됐다고 한다.
이 지사는 비주거용 주택 보유 억제를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 지사는 “주택정책은 가격 억제보다는 다주택 규제에, 다주택 규제보다는 비거주 억제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투기·투자 자산인 비거주용은 취득·보유·양도 과정에서 강력한 징벌 과세를 가하는 대신 실거주 1주택에는 세제 금융 우선순위 등 혜택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연금생활자 등을 위해 고가의 실거주 1주택에 대해서는 부과되는 보유세를 양도상속 때까지 미뤄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조세·금융 특혜 폐지와 시장 공급 유도를 위한 유예, 법인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강력하고 원칙적인 과세 등도 건의했다.
이 지사는 3기 신도시 내 무주택자용 장기공공임대 기본주택과 토지 임대 조건부 분양주택, 사회적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회주택 등 경기도형 공공주택 공급계획도 설명했다.
이 지사는 3기 신도시 내 무주택자용 장기공공임대 기본주택과 토지 임대 조건부 분양주택, 사회적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회주택 등 경기도형 공공주택 공급계획도 설명했다.
이 지사는 “관련 법률 및 시행령 개정, 용적률 상향, 주택도시기금 융자율 인하 등이 전제돼야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면서 “정부에 충분히 설명하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