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오전 광주에서 시내버스 차고지에 있던 버스 30대의 후사경이 무더기로 파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업체측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행 모습. 2020.7.28 © News1
부슬부슬 장맛비가 내린 28일 새벽 1시10분. 어두운 비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괴한이 장도리로 보이는 물건을 들고 광주 남구의 한 시내버스 차고지에 들어섰다.
전날 운행을 마친 마지막 근무자들이 통근차를 타고 회사를 떠난 지 1시간쯤 지난 시각, 괴한은 차고지 입구에 있던 버스 앞에 서더니 폴짝 뛰어 후사경을 깨뜨렸다.
첫 범행을 마친 괴한은 이내 뒤에 세워진 버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흔적을 따라가보니 3열 종대로 주차해 둔 버스 30대의 후사경이 모두 깨져 있었다. 거울들은 군데군데 금이 가 있거나 땅에 떨어져 있었다.
첫차 출발까지 1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아 회사에는 비상이 걸렸다.
회사는 가지고 있던 자재로 당장 출발해야 할 버스를 수리했다. 광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다른 회사들로 직원들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고, 꼭두새벽 부품업체 관계자의 아침잠을 깨워야 했다.
다행히 자재 수급에는 무리가 없어 버스 운행에 지장은 없었다.
그는 “한 달 전 2차고지에서도 후사경 하나가 파손된 적 있다”며 “당시에는 술 취한 사람이 저지른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늘 일을 겪고 보니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연달아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범행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확보해 범인의 뒤를 쫓고 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