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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희토류가 있다면 미국에는 ‘헬륨’이 있다

입력 | 2020-07-28 16:11:00

© News1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양국이 자국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무기로 삼겠다고 위협한 희토류(rare earth elements)와 이에 대응해 미국이 보복 대응할 수 있는 헬륨이 그 대상이다.

◇ ‘美 보복 수단’ 가능한 헬륨…중국, 생산 공장 설립 :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은 중국 닝샤 옌치에 있는 천연가스 가공 공장 내부에 최초의 상업적 헬륨 제조 시설이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한 헬륨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도다. 헬륨은 최첨단 제품 제조에 필요하지만 중국은 필요한 헬륨 거의 전부를 미국 또는 미국이 소유한 다른 나라 시설에서 수입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시설의 연간 생산량이 액체헬륨 형태로 20톤(t)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의 연간 소비량(4300t 이상)보다 훨씬 적지만 시설 비용은 430만~710만달러 수준으로 낮다. 또 다른 과학자는 헬륨 생산 원가는 공개하지 않는다면서도 수입하는 비용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에 이와 유사한 시설 수백 개가 세워질 수 있다는 의미로, 헬륨에 대한 잠재적 자립을 가능케 한다고 SCMP는 설명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헬륨 가격은 작년 두 배 이상 뛰었다. 세계 헬륨 시장은 미중 무역전쟁을 비롯한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 무역 분쟁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삼으면 미국은 중국에 대한 헬륨 수출을 중단하는 ‘보복’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다만 중국이 더 많은 헬륨 생산 시설을 건설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한 과학자는 “우리가 자립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몇 개 시설을 추가로 만드는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긴 하지만 주로 방위산업을 위한 예비 공급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사실상 중국 독점한 희토류…美, ‘생산 촉진’ 추진 : 첨단산업의 필수 원료인 희토류의 전 세계 공급은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지난 2014~2017년에는 중국산이 미국의 수입 물량 80%를 차지했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 점유율은 세계 37% 수준이지만 실질적 공급 비중은 90% 이상으로 추정된다.

희토류는 희귀한 흙(rare earth) 원소 17종류를 총칭하는 말이다. 희토류 원소 자체가 희귀한 것은 아니고, 보편적으로 값이 비싼 것도 아니다. 하지만 채굴, 분리, 정련 등 과정에서 고도의 기술력과 장시간 축적된 기법이 필수적이고 공해물질도 많이 배출한다.

중국 당국은 무역분쟁이 불거진 뒤 희토류를 무기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중국이 사실상의 독점적 공급지위를 경제 및 정치 협상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자 미국에서는 여러 관련 법안이 의회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최근에는 대중 매파인 테드 크루즈 미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이 희토류의 미국 내 생산을 촉진시키는 법안을 제출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마르티즌 래서 연구원은 “이것이 워싱턴 사람들을 깨워서 현 상황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말하게 하고 있다”며 “중국이 정말 수출을 제한하려 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몇년 간 험난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전략금속 통제는 무척 견고하고 중국의 국가 주도 모델과 경쟁하는 어려움도 무척 크기 때문에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많은 워싱턴 정치인들이 대중 의존 축소에 공감하고 있지만 그 방법을 둘러싸고는 논쟁이 격렬하다고 SCMP는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