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중국 등지로 탈북했다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여성들이 구금시설에서 성폭력 등 인권 침해를 경험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28일 ‘여전히 고통스럽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구금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뒤 구금됐던 여성들의 진술을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여성은 주로 생계를 목적으로 탈북을 한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인신매매자의 손에 넘어가 담보 노동을 하거나 성적으로 착취당한다. 강제 결혼을 하기도 한다.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경우 국가보위성 또는 사회안전성에 의해 구금된다. 이들은 정식 재판을 받지 않고, 관계자에 의해 징역형을 선고 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 북한 여성은 “막대기로 때리고 발로 찼다. 국가보위성에서 특히 심하게 대했다”며 “중국에 있는 동안 한국 교회를 갔다는 것이 알려지면 죽은 목숨이다. 중국에서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가능하면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구금된 여성들은 구금 상태에서 자연광이나 신선한 공기를 쐬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진술했다. 육체노동을 완수하지 못하면 고문과 학대를 당했다고도 했다.
한 여성은 “맞기 싫어서 잠도 자지 않고 일했다”며 “너무 힘들어서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일부 여성은 교도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수감자가 성폭력을 당하는 것을 목격한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교도관이 임신 상태인 구금자를 구타하거나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시켜서 낙태를 유발하도록 한 경우도 있었다고 진술했다.
한 여성은 “교화소에 있는 동안 다섯 내지 여섯 명 정도 죽었다”며 “대부분 영양실조로 죽었다”고 말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속적으로 증거를 수집하고,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