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하트시그널3 女출연자들 ‘나에게 하트시그널이란…’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 채널A ‘하트시그널3’의 시그널하우스 입주자 천안나 박지현 서민재 이가흔(왼쪽부터)이 24일 모였다. 지난해 12월∼올해 1월 시그널하우스에서 한 달간 생활한 모습을 최근 시청한 이들은 “서로 얼마나 힘들었고, 얼마나 감정이 깊은 상태였는지 화면으로 보고 정말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첫 데이트 신청을 할 때 왜 그렇게 우물쭈물했을까.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닌데.”(서민재·27)
‘시그널하우스’에서의 한 달을 회상하면 여전히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때 했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생각에 잠긴다. 6개월이 지났지만 감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달 15일 종방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하트시그널3’의 여성 입주자 박지현 서민재 이가흔(24) 천안나(26)의 얘기다. “방송을 보니 다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라는 이들을 2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하트시그널이 시즌마다 큰 인기를 얻는 이유는 짜인 각본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따라가는 입주자들의 오만 가지 감정에 시청자도 공감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고 당돌하게 표현하면서도 테이블 밑으로는 초조하게 손톱을 뜯는 이가흔이나, 마음이 돌아섰음을 담담하게 말하고 뒤돌아서서 오열하는 박지현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울고 웃었다.
“처음 출연을 결정했을 땐 호기심 정도였다. 지금 나에게 하트시그널은 감정 그 자체다. 설레기도, 불안하기도 했다. 즐거웠고 따뜻했고 화도 났다. 최근 방영되는 걸 보니 시그널하우스에 있는 것처럼 감정이 그대로 되살아났다.”(박지현)
입주자들의 데이트는 숱한 화제를 낳았다. 박지현과 김강열이 택시에서 핫팩을 사이에 두고 손깍지를 낀 장면은 ‘핫팩시그널’이라는 이름이 붙어 수많은 ‘짤’로 재탄생했다.
“놀이공원 회전목마 앞에서 사진을 찍은 순간을 기점으로 강열 오빠를 향한 감정이 재미에서 설렘으로 바뀌었다. 그 후 택시 안에서는 오빠와 저의 감정이 전부로 느껴졌다. ‘시청자가 이걸 보고 있다’란 생각은 전혀 안 했다. 시그널하우스에서 가장 ‘심쿵’했던 순간이다.”(박지현)
“‘오빠를 무너뜨리겠어’,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한 말은 아니었다. 평소 솔직하게 말하는 습관이 나왔다. 그렇게 솔직하고 대담하게 비칠 줄 전혀 몰랐다.”(이가흔)
입주자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가 이들의 말과 행동에 재밌는 해석을 달기도 했다. 천안나는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데이트에서 핫팩을 주려는 정의동에게 ‘손 어는 것도 추억이지’라며 핫팩을 받지 않아 ‘손어추’라는 별명도 얻었다.
“의동 오빠에게 철벽을 친 것으로 화제가 됐더라(웃음). 오빠가 사전 답사까지 하며 코스 하나하나에 의미를 담았던 데이트라 모든 게 추억이라는 뜻으로 한 이야기였는데…. 그날 오빠의 마음이 커진 게 눈빛에서 느껴져서 오히려 가장 설렜던 데이트였다.”(천안나)
사랑한 날보다 사랑할 날들이 더 많은 이들 네 명은 시그널하우스에서 보낸 시간을 토대로 더 용감하게 사랑하고 싶단다.
“‘직진녀’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평소의 저는 더 표현하고 용기를 내는 편이다. 처음 임한결 오빠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는데 내가 너무 우물쭈물하더라. 좀 더 솔직하고 확실하게 마음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맘을 표현했을 때 상대방이 ‘무슨 뜻이지?’라고 헷갈리지 않게 말이다.”(서민재)
“‘일단 넌 내 마음을 받아’ 식으로 불도저처럼 마음을 표현했다. 앞으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주위 환경, 현재 처한 상황에 대해서도 이해해줘야 한다는 걸 배웠다.”(이가흔)
“내가 원하는 성격의 사람을 만나도 서로 노력을 통해 맞춰나가야 한다는 걸 느꼈다.”(천안나)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시즌4는 언제? 한여름의 하트시그널 담고 싶어”
이진민 제작본부장-박철환PD
“내년에는 여름을 배경으로 하는 하트시그널 시즌4를 제작하고 싶습니다.”
하트시그널3의 제작을 맡은 박철환 제작팀장(PD)은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21일 열린 종영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스페셜 방송에서 박지현과 김강열의 여름 그림이 예뻤다. 계절의 변화는 계절보다 더 많은 것이 바뀌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즌3 출연자 논란에 대해 박 팀장과 이진민 제작본부장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끝까지 응원해준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하트시그널이 시즌3까지 거치면서 50, 60대까지 시청자 층이 넓어졌고 중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연애의 ‘과정’에 주목하는 프로그램의 차별성과 함께 사랑은 보편적으로 세계에서 통하는 소재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