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밀 국수와 민어구이. 이윤화씨 제공
이윤화 음식평론가·‘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 저자
얼마 전 꿀벌 같은 김도윤 셰프를 만났다. 긴 머리를 단정히 묶은 김 셰프는 꿀벌의 귀여운 캐릭터라기보다는 홍익대 라이브 공연장의 보컬리스트 이미지였다. 그의 식당 ‘윤서울’의 가운데 있는 바 테이블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신기한 기기들이 눈에 들어온다. 드라이에이저 제분기 제면기 제빙기 채유기 등…. 이 기계들을 확대해 놓으면 웬만한 식품회사 개발실 못지않을 것 같다. 현대식 기기를 활용해 우리 음식의 보존과 새로운 발견을 도모하는 ‘꿀벌 셰프’의 활동 현장이었다.
이날 코스에 나온 간재미와 민어는 드라이에이저에서 제 빛깔을 유지하며 적당한 수분을 머금은 상태였다. 아마 옛날 손맛 좋은 어머니들이 꾸덕꾸덕하게 말린 최상의 상태가 이런 것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국수 옆에는 껍질을 바싹 튀기듯 구워 오븐에서 익힌 민어와 된장소스가 곁들어졌다. 고추장에 절인 전복, 송아지흉선 지짐과 춘장소스, 징거미새우 & 감자전 등 쉽게 접해보기 어려운 음식과 이에 어울리는 것들이 이어졌다. 전체 음식의 시작과 마무리는 즉석에서 만든 계절 과일 셔벗이 깔끔하게 정리한다.
이곳에서는 메뉴를 선택하기보다 셰프가 그날의 좋은 식재료로 구성한 코스를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원재료의 시작부터 음식의 완성, 알맞은 술의 마리아주까지 차곡차곡 전달해 코스 내내 지루할 겨를이 없다.
이윤화 음식평론가·‘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 저자 yunaly@naver.com
○윤서울=서울 마포구 홍익로2길 31, 디너코스(1인) 5만8000원, 일·월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