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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장비에 찍힌 월북… 軍은 까맣게 몰랐다

입력 | 2020-07-29 03:00:00

합참, 뒤늦게 “영상 정밀 분석중”… 鄭국방 “백번 지적받아도 할말없어”




탈북민 김모 씨(24)가 18일 새벽 강화도에서 배수로를 통해 월북하는 모습이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됐지만 군 당국은 탈북 움직임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탈북민 김 씨가 강화도 연미정 인근에 있는 배수로를 통해 월북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현재 합참에서는 감시 장비에 포착된 영상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정상대로라면 감시 장비 운용병이 녹화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해야 하지만 월북 당시 김 씨의 모습이 포착됐음에도 이를 감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박한기 합참의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탈북자가) 감시 장비에 희미하게 찍힌 걸, 몇 개 화면을 확인했는데 그에 대해선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방위에서 “백 번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며 책임을 시인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당시 지휘·보고 체계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정 장관이 탈북민 김 씨의 월북 사실을 26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관련 내용을 보도한 지 1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전달받은 것이다. 정 장관은 탈북민의 월북 가능성을 “(26일) 아침 7시 28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전화를 받고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TV의 월북 보도는 같은 날 오전 6시에 처음 나왔다.

박민우 minwoo@donga.com·신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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