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승 기자
기자는 인국공 사태의 근본 원인을 ‘진학 위주의 경쟁교육’에 따른 폐해로 본다. 정규직 고용을 ‘로또 취업’이라 규정했던 일부 청년 구직자들은 ‘부러진 펜 운동’을 전개하며 “열심히 공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그들도 결국 진학교육의 희생양일 뿐이다. 만약 한국 교육이 이미 만들어진 체계에 들어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대신 새로운 플랫폼을 창조하는 법을 알려줬다면 인국공 사태는 없었을지 모른다.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시켜 도전하는 것이 즐겁고, 의미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제는 ‘플랫폼 경제’가 이끌고 있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사고파는 무형의 공간인 플랫폼이 경제의 주력이 됐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등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플랫폼 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로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위상은 더 커졌다. 전 세계는 이들 기업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고 우리 청년들도 이 안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교육이 변하려면 진학교육으로 성공한 586세대의 관점을 바꿔야 한다. 그들은 지금보다 훨씬 경쟁률이 낮은 환경에서 대학을 갔고 직장을 얻었다. 하지만 이 기준이 2030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리를 잡아갔던 역량을 강조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후퇴한 것은 뼈아프다. 제2, 제3의 인국공 사태를 막으려면 점수보다 개개인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교육이 중심이 돼야 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