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입은 피해를 중국이 배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주된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보는 미국인도 절반에 달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은 지난 23~26일(현지시간)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온라인 조사 결과,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발생한 재정적 비용의 일부를 지불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53%가 “그렇다”고 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직전 조사(3월) 때보다 11%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중국이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은 31%로, 4개월 전(36%)보다 낮아졌다.
또한 응답자의 50%는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으로 번진 주요 원인으로 중국을 지목했다.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은 주로 중국에 책임있는가”란 질문에 50%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36%에 그쳤다.
이처럼 여론이 나빠진 것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말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미국 내 누적 확진자는 449만8000여명(28일 오후 기준)에 이른다. 사망자는 15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정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비판의 화살을 중국에 돌리고 있다.
라스무센은 “트럼프 지지자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피해는 중국 탓이라고 보고 있다”며 “여성보단 남성이, 그중에서도 중장년층이 중국에 가장 비판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 비율은 정치 성향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의 72%가 코로나19 사태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고 답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37%에 그쳤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