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검경 관계가 과거처럼 지휘복종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으로 협력하는 관계가 되면 경찰 수사 능력과 인권 보호를 위한 민주적 역량을 갖추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30일 발표될 예정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수평적 관계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김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경찰 역사상 가장 중요한 대전환기에 수장을 맡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이 검경 간에 권한 조정,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권한 조정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적인 목표는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생명 및 안전, 인권을 지키기 위해 더 선진적이고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수사 체계의 개편 과정에서 국가가 가지고 있는 수사 역량의 총량에 조금도 훼손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발전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위기 상황이라 많은 예산을 지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새로운 시설의 설치라든지, 인원의 증가라든지, 예산의 증가라든지 그런 부분들은 최소화하면서 이제 첫발을 뗀다. 앞으로 점차 발전시켜나간다는 자세로 시작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 권력기관 개혁안을 다루는 당정청 협의회가 국회에서 개최된다. 민주당에선 김태년 원내대표과 조정식 정책위의장, 정부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지원 국정원장, 김창룡 경찰청장 등이, 청와대에선 강기정 정무수석, 김조원 민정수석이 참석한다. 이날 협의회에선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시행령과 국가정보원의 대공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등의 국정원 개혁방안, 자치경찰제 도입을 골자로 한 경찰 개혁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