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승리 이후 검토 작업
특히 민주당은 김태년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본격 제안하기에 앞서 해당 보고서 2건에 담긴 연구 결과를 세심히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당 지도부가 차기 대선 전에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 것도 이런 밑그림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해당 자료들을 향후 ‘로드맵’ 작성을 위한 기초 자료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 “국회 완전 이전 예상 비용은 9636억 원”
동아일보가 29일 민주당을 통해 입수한 국회 이전 연구용역 보고서 2건은 2017년 12월 한국행정연구원(KIPA)이 작성한 ‘국회 세종시 분원 설치의 타당성 연구’와 2019년 7월 국토연구원이 작성한 ‘국회 분원 설치 및 운영 방안’ 등이다. 두 보고서는 각각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인 정세균, 문희상 의장 임기 당시 국회사무처의 의뢰로 작성됐다. 여권 관계자는 “국회 전체 이전 비용과 최적 입지 분석 등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구체적 검토 결과가 담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KIPA는 국회가 완전히 세종시로 이전할 경우 지방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향후 30년간 약 5조7811억 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균형발전 효과 역시 이전 비용 대비 6.0배로 다른 분원 설치 방안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35억∼67억 원에 달하는 세종시 소재 정부부처 공무원들의 국회 출장 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지방 고용은 1만4000여 개 늘어나겠지만 수도권 고용 인구가 1만5000여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일자리 창출 효과는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 50만 m² ‘배산임수’ 입지 검토
민주당은 또 국토연이 지난해 국회사무처 의뢰로 발간한 329쪽 분량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세종시 내 국회 최적 입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2017년 KIPA 보고서의 후속 연구로, 국회 이전 필요성과 실제 추진 절차 등을 다뤘다. 특히 국토연은 보고서에서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내 S-1생활권 가운데에서도 세종호수공원과 맞닿은 50만 m² 규모 용지를 최적의 입지라고 결론 내렸다. 이는 기존에 입지 후보로 검토됐던 S-1생활권 내 후보지 3곳 외에도 세종시청 별관 쪽 용지와 금강과 맞닿은 용지 1곳 등 총 5곳을 후보군에 놓고 검토한 결과다.
국토연이 최적 입지를 선정한 기준은 상징성, 접근성, 업무 효율성, 환경성, 운영 관리 및 방호 등 총 5가지다. 이 중 최적이라 택한 50만 m² 규모 땅의 경우 배산임수로 입지 환경이 뛰어나고 국무조정실과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등 업무 효율성이 높은 곳이다. 여기에 국회 이전 이후 함께 조성해야 할 게스트하우스, 국회의원 및 보좌진을 위한 사택, 각종 편의시설 등이 추가로 들어서기에도 적합하다.
민주당은 국회 이전 등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실무 과정에서도 해당 자료들을 적극 참고할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TF)은 31일로 예정된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 정부부처 실무 간담회에 지난해 연구용역을 실시한 국토연도 참석해 관련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다. TF 관계자는 “입지뿐 아니라 연구를 통해 검토한 적절한 청사 건축 방식과 행정부처 및 국회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심층면접 결과 등을 복합적으로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TF는 다음 달 3일에는 첫 현장방문 일정으로 세종시를 찾아 S-1생활권 내 입지 후보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