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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부적격… 사퇴하고 정치 하든지” 최재형 몰아붙인 與

입력 | 2020-07-30 03:00:00

법사위서 ‘월성 1호기 감사’ 질타
최재형 “대선 41% 득표율 언급하며 국정과제 폄하했다는건 사실무근”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법사위원들로부터 질의를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월성 1호기 원자력발전소 조기 폐쇄 감사 과정에서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거스르는 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최재형 감사원장을 집중 질타했다. 민주당은 “정치적으로 편향돼 감사원장에 적격한 인사가 아니다”라며 최 원장에 대한 거취 문제까지 거론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최 원장에게 “4월에 열린 감사위원회의에서 ‘대선에서 4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 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느냐’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조사 과정에서) 정부 방침 이유를 설명하면서 월성 1호기 등 노후 원전의 위험성을 전국적으로 다 안다는 취지로 이야기해 ‘저도 잘 모르는데 전 국민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 않냐’고 반론했다”고 말했다. 이어 “(백 전 장관이) 대통령 대선 공약에 포함돼 있고 국민 대다수가 지지한 사안”이라고 말해 저는 ‘대선 공약에 포함돼 있다고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은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느냐’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이 41%인데 국민 대다수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면서 “대통령의 득표율을 들어 국정 과제를 폄하하려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감사 공정성에 심각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최 원장을 몰아붙였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문 대통령 득표율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 “대선 불복이나 다름없는 반헌법적 발상”이라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 불편하고 맞지 않으면 사퇴하고 나가서 정치를 하든지 비판을 하든지 하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최 원장에게 “지금 팔짱을 끼고 답변을 하나”라고 태도를 지적했고 최 원장은 “아이고, 죄송하다”며 팔짱을 풀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석 달째 공석인 감사위원 인선 논란에 대해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최 원장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제청 요청을 받고도 거부했다는 논란이 일자 ‘인사권’을 언급하며 불쾌감을 표명한 것이다.

당청의 최 원장 성토에 대해 미래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자신들 구미에 안 맞는다고 국가 최고 감사기구 수장을 핍박하고 공격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살아 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하라’며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금 모습을 함께 떠올린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