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법안 처리 강행에 “독재” 반발 정진석 등 중진의원들도 거들어 김종인도 동의… 투쟁 방식엔 신중
텅 빈 야당석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29일 전체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한 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임대차 3법 등의 일방 처리에 반발하며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장외투쟁 카드를 꺼내들었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9일 긴급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장내외 투쟁을 병행하되, 장외투쟁 방법은 더 고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의총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상임위를 개의하고, 소위와 간사가 선임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업무보고 받지 않은 상태에서, 제대로 된 토론도 없이,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일들, 특히 세금에 관한 일들을 함부로 처리하고 눈 깜짝도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중진의원들도 장외투쟁을 거론했다. 5선 정진석 의원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원내에서만 모든 일을 하려다 보니 민주당이 원내에서 막아버리면 우리는 아무것도 못 하고 속수무책”이라며 원내외 병행 투쟁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에게 덧씌워진 장외투쟁 콤플렉스를 벗어던져야 할 순간”이라고 썼다. 4선인 홍문표 의원도 의총에서 “울분만 토해서는 안 된다”며 장외투쟁을 제안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투쟁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원내에서 풀어내지 못하는 일이 있으면 대중 속으로 들어가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과거 방식처럼 광화문 집회나 서울광장 집회 같은 건 하지 말자”고 했다. 20대 국회 때 자유한국당이 장외집회에 몰두하며 국민에게 ‘일하지 않는’ 모습으로 비춰졌다고 본 것이다.
한편 통합당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임대차 3법 등의 일방 처리에 맞서 △10년간 주택 100만 호 공급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 12억 원으로 상향 등 1주택자와 실수요자에 대한 세 부담을 경감하고 각종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